상을 위해서라면
「다른 영애의 대부분은, 연일 다과회나 원유회를 열고 있다고 합니다」
어느 오후. 창가에 앉아 패치워크를 하는 테레제의 옆에서, 제이드가 보고한다. 왕비 경쟁에는 흥미가 없지만, 어느 정도의 주위의 움직임을 파악해 두어야 할 것이라고, 제이드가 기사 동료에게 들은 정보를 회수하고 있다.
친가에서 가져온 만들다 만 패치워크에 바늘을 찌르면서, 테레제는 감상을 말한다.
「또? 다른 분들은 꽤나 한가하네」
「그것이 자신의 매력을 높여, 비 후보로서 어울리는 모습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대공비를 선택하는 것은 반지지? 아무리 멋지게 차려 입어도 레온 대공께 자랑스럽게 내 보인다 해도, 반지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되는 거 아냐?」
며칠 함께 지내는 동안에, 테레제의 말투도 스스럼없ㅇ졌다.이러한 것도, 테레제 입성 다음날 신묘한 얼굴의 제이드로부터, 「신경써서 말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여기에는 저와 메이벨공밖에 없으므로」라고, 신경써서 말해준 것이다.
메이벨은 리트할트 가에서 데리고 온 중년여성 사용인이다. 즉 제이드, 테레제가 무리를 해서 숙녀의 말투,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뭐, 첫날에 꽤 저질러버렸고, 어쩔 수 없나)
테레제는 그의 호의에 따라, 실내에 있을 때는 상당히 어조를 원래대로 하고 있었다. 과연 가족에게 사용하는 흔한 표현은 못하지만.
테레제의 아무렇지도 않은 대답에도 익숙해졌는지, 제이드는 쓴웃음을 짓고 어깨를 으쓱인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만, 역시 레온님에게도 여성에 대한 호불호는 있으니까요. 반지도, 레온님의 취향을 잘 파악한 다음 신부를 선택할 것 같아요」
「왠지, 반지가 마치 인간인 것 같네요」
반지가 레온 대공의 신부를 간파하고, 레온 대공의 취향을 엿본 뒤에 선정하다니, 무기물이 할 짓이 아니다. 먼 옛날에 잃어버린 마법이 담긴 물건이라고는 해도, 꽤 기분 나쁜 일품이다.
(그치만, 신부로 선택되기 위해서 다과회나 원유회다니…그런 아까운 울림! 그 돈, 다른 일에 쓰면 좋을텐데!)
테레제의 방에도 주어진 홍차캔은, 가난한 후작 영애가 쉽게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제이드의 등 너머의 선반에 안치된 캔은, 누구의 손도 대지 않고 덩그러니 서 있다. 처음에 메이벨이 차를 마시려고 했지만, 제이드에게 한 캔의 가격을 묻고, 뛰어오르고 있었다. 마음은 테레제도 마찬가지였지만.
「홍차캔 하나로 45페일이라니! 45 페일 있으면 에리오스들의 속옷이나 새로운 요리 세트를 충분히 살 수 있는데!」
「그 45 페일을 홍차 캔에 사용하는게, 대부분의 귀족이에요」
「알고 있어. 분하지만, 우리집은 45 페일을 저런 작은 캔 하나에 쓸 정도로 여유가 없으니까」
테레제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말하면서도, 바늘질을 하는 오른손은 멈추지 않는다.
(나와 다른 영애와는, 처지도 환경도 다른거야. 나는 그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지 않고, 가능한 일을 힘껏 할 뿐이다)
지금 만들고 있는 패치워크도, 완성해서 마을의 바자에 팔 것이다. 여성 관료가 되면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비어 있다. 빈 시간은 유용하게 활용하고 싶다.
오늘 오전중에 제이드와 메이벨을 데리고 성 도서관에 실례했다. 도서관의 이용은 허가제였지만, 대공비 후보의 이름을 대자 사서는 흔쾌히 입장 허가서를 발행해줬다.
테레제에게 필요한 것은, 여성 관료 혹은 대공비측근으로 선택될 정도의 힘. 그리고 테레제에게 부족한 것도, 그 「힘」인 것이다.
읽고 쓰기 계산은 어머니에게 배웠다. 지금쯤 안뜰에서 하하 후후 꽃 감상을 하고 있는 아가씨들은, 읽고 쓰기는 할 수 있어도 계산은 거의 할 수 없는 것 같다. 할 수 없어도 특별히 곤란하지 않는 것이 현재의 아크라이드 공국이다.
하지만 여성관료가 되려면, 최저한의 계산 능력과 학문, 지식이 필요하다. 리트할트는 가난하니까, 비싼 책도 좀처럼 구매할 수 없었다. 문맹능력이 전체적으로 낮으므로, 성 아랫마을에 도서관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귀중한 책을 읽을 수 있는 성 도서관은, 그야말로 보물의 산이다. 책을 더럽히거나 파손하거나 하지 않으면 사서에게 출입금지 당하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다른 영애들과 부딪치지 않고 끝난다. 그녀들은, 어쩐지 곰팡이냄새나고 어두운 도서관에 오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다.
도서관을 찾아오는 것은 대부분이 중년 이상의 남성이며, 관료의 제복을 입고 있다. 지금까지 몇 번씩이나 도서관에 출입했지만, 젊은 여성은 한 두명밖에 본 적이 없다. 그런 그녀들도, 예외 없이 관료의 옷을 입고 있다. 바삭한 감색의 제복을 입는 여성 관료의 모습에, 테레제도 잠시 독서를 잊고 넋을 잃고 있었다.
(좀 더 노력하면, 관료도…아니, 무리인가. 귀족 출신의 관료는, 역시 소문이 나쁘다)
관료는 기본적으로 유복한 일반 시민 계급에서 배출되므로, 귀족이 관료가 되면, 「떨거지」 취급된다. 귀족에는, 두뇌와 재능으로 발탁된 평민 출신의 관료를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다만, 현재 대공 레온의 대가 되서 그 풍습도 점차 철폐되갔다. 우수한 사람을 받아들이고, 부족한 사람은 철회한다. 레온 대공은 강제적이면서 정확한 인재배치 개혁을 실시해, 현재도 점점 성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재검토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참신하고 강제적이긴 하지만, 하고 있는 것은 제대로 된 거지)
테레제는 문득, 재봉을 멈추고 제이드를 올려다 본다. 제이드는 테레제에게서 시선을 떼고, 시원한 얼굴을 보이고 있다.
처음으로 그를 봤을 때는, 왠지 과묵하고 사귀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매우 성실하고, 가난 후작가 영애 테레제에게도 정중한 태도로 대해준다. 일이라고 말하면 거기까지지만, 그는 언제나 올곧은 눈으로 테레제를 지켜보고, 지탱해 준다. 직무에 충실한 것 이상으로, 그의 성실하고 상냥한 성격에 발로일 것이다.
「…실례합니다, 테레제 아가씨」
문이 노크되고, 메이벨이 들어온다. 확실히 메이벨은,테레제의 부탁으로 싸고 맛있는 홍차 캔을 사러 갔었다.
메이벨은 성 아랫마을에서 유명한 홍차 전문점의 봉투를 들고 있다. 리트할트가의 지갑에도 상냥한, 낮은 가격으로 상품의 질이 특징인 테레제의 어머니가 애용하는 가게다.
쇼핑을 끝내고 온 메이벨은, 자루와는 별도로 핸드 사이즈의 편지를 가지고 있다. 보기에도 고급스러운 것 같은 , 두꺼운 봉투다. 보는 것만으로 , 친가의 어머니나 아버지로부터는 아니라고 안다.
「어서와, 메이벨. 그것은?」
「복도에 우편으로 받았습니다. 태후님의 편지입니다」
무심코 손을 뻗는 테레제는, 딱 움직임을 멈췄다.
(태후? 저기, 그건 즉…)
테레제는 목을 비틀어, 옆에 서있는 제이드에게 묻는다.
「레온 대공의, 어머니?」
「그렇네요. 소피아・아크라이드 태후 전하. 레온님의 어머니십니다」
제이드는 진지한 어조로 대답했다.
레온의 아버지인 선대 대공은, 아들 대공을 양보한 다음은 아내와 함께 이궁에서 느긋하게 지내고 있다. 선대 대공은 외출기피인지 좀처럼 이궁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아내인 소피아 태후는 가끔씩 성에 와서 다과회나 야회를 주최하고 있었다. 올해로 41세가 되지만, 40대로는 보이지 않는 젊은 미모의 소유자로, 아들인 레온 대공과의 사이도 양호. 그 때문에, 소피아 태후 주최 모임을 성내의 귀부인들이나 영애들은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제이드가 메이벨에게서 편지를 받아, 만약을 위해 안을 확인하고 나서 테레제에게 건넨다. 만져보니 예상대로 종은 두껍고, 리트할트가에서 보이는 종이의 몇 배의 두께가, 테레제의 얇은 장갑 너머로 전해져 온다.
「…마아. 태후 전하가, 음악회를 주최하시는 것 같애」
중후한 봉투와는 대조적으로 안에 들어가 있는 카드는 아기자기한 색이라 귀엽다. 소피아 태후의 취향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태후는, 꽤 소녀 취향이다.
「피리 부문, 현악기 부문, 건반 부문, 성악 부문으로 나누어 참가자의 솜씨를 겨루는 것 같아. 성내에 사는 자라면 누구라도 , 참가 가능하다는 것 같애」
「성내에서 사는…이라면, 사용인도 괜찮다는 건가요?」
「그런 것 같내.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신분과 직업은 묻지 않는데. 우수자에게는 상을 준다, 뭐라고!」
테레제는 얼굴을 든다.
(우수자에게 상! 이 얼마나 감미로운 울림! 그럼, 에리오스용의 윗도리나 마리와 루이즈의 여름 드레스를 부탁할 수 있을지도!)
원하는 것은, 아직 얼마든지 있다. 어머니로부터의 편지에 따르면, 12만 페일의 대부분은 이미, 영지 경영과 사용인의 급료에 사용했다고 한다. 영내의 농촌의 오두막이 몇 개나 신축 가능하다고, 아버지도 기분이 좋은 것 같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우선순위가 낮은 것은 뒷전이 되어 버린다. 에리오스도 여동생들도 사치를 부리지 않는 아이이므로, 옷은 좀처럼 못 사준다. 특히 에리오스는 자신의 입학 비용이 꽤나 든다는 것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한다. 그도 이제 컸으니까, 제대로 된 옷을 사 주고 싶다.
「메이벨! 친가에서 플룻을 가져와!」
「그렇게 말씀하실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곧바로 준비하겠습니다」
「호오, 테레제님은 플룻을 즐기시는군요」
제이드가 감탄한 것처럼 말해서, 테레제의 몸으로 가득 차 있던 열기가 조금 식는다.
「…네, 뭐. 플룻은 어머니가 물려주신거라, 강사를 붙여 주신건 아닙니다. 다만, 어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플룻을 즐기고 있었으므로, 어머니에게 지도를 받았습니다. 노래는 서투르지만, 플룻이라면 조금 자신이 있습니다」
분명, 제이드가 기대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겠지.
하지만, 현상금이 걸려 있으면 갑자기 의욕이 생겼다. 게다가, 플룻은 폐활량이 필요하고, 입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귀족의 영애에게는 별로 선호되지 않는다. 그녀들이 이 음악회에 참가한다고 하면, 미성이 발휘하는 성악부문이거나, 거의 힘이 필요 없는 현악 부문에 나오겠지. 거대한 하프는 그렇다치고, 최근에는 하프 사이즈에 줄이 부드러운 현악기가 유행하고 있기에, 많은 영애는 그 부문에 갈 것이다.
(그렇다면, 영애들의 라이벌이 될 일은 없다. 부문으로 우수자가 다르다면, 내가 이겼다고 해도 그렇게 불평은 없을 터…)
응응 수긍하면서 승산을 꾀하는 테레제. 그리고, 소피아 태후의 눈에 띄면 여성관료나 측근의 발판이 될 지도 모른다. 재주는 몸을 돕는다, 것은 바로 이것이다.
「해주겠어…귀여운 귀여운 동생들을 위해섯!」
불끈 주먹을 쥐고 힘차게 선언하는 테레제.
그런 테레제를, 제이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지켜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