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대역 생활

두명의 엘리자베스

Yeonli 2019. 6. 27. 07:45

실베스터는 일을 끝내고, 믿기 어려운 기분으로 엘리자베스가 기다리는 방으로 간다.

평소에는 절대 다가가지 않는 여동생의 의상실에, 발을 디딘다.

「――평안하셨습니까, 유괴하신 분」

엘리자베스는 의자에 앉아, 팔짱을 끼고 실베스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가시 돋친 말로 맞이한다.

그 모습을 보고, 당혹감을 느꼈다.

왜냐면, 딴사람이라고 해도, 여동생 엘리자베스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약혼파티를 위한 준비는 당연히 되지 않았다.

데리고 왔을 때와 같은, 연두빛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 모습은 전체적으로, 세련되어서, 왕도에서 자란 영애같은 것이다.

이렇게 엘리자베스를 닮았으면, 사교계에서도 소문이 돌고 있었을 텐데,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었다.

이상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실베스터는 다시, 시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정말로 리즈…여동생이 아니라고?」

「에, 에에, 그렇게, 말했습니다」

한번 더, 모습을 확인한다. 나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확실히, 리즈는 그와 같은 눈을 나에게 향하지 않는다. …가족에 흥미가 없으니까」

그렇다면, 기억상실인게? 라는 의혹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그것도, 시녀가 부정했다.

「엘리자베스 아가씨, 이 아가씨는,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응?」

「그게…」

엘리자베스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지만, 고압적인 한마디를 말한다.

「말하는 것은 하나만 하세요. 최초로 발견한 쪽을」

「아, 네, 죄송합니다, 그, 그처럼」

완전히 무서워하고 있는 시녀는, 실베스터에게 설명을 한다. 그녀가 엘리자베스이며, 엘리자베스가 아닌 이유를.

「이쪽의 아가씨는, 머리의 가마 방향이 엘리자베스 아가씨와는 반대로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정말이냐」

「네. 매일, 엘리자베스 아가씨의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있었으므로, 틀림없습니다」

「그런…」

이런 일이 있는가 하고, 아직도 믿을 수 없는 기분으로 있는 실베스터.

한번 더, 엘리자베스의 모습을 본다.

치켜올라간 녹색의 눈동자는 강한 빛을 발하며, 실베스터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거기서, 겨우 깨닫는다.

그녀는 여동생, 엘리자베스가 아니라고.

그의 여동생은 고양이 같은 여자였다. 변덕으로, 자유. 귀족이라는 울타리를 가볍게 뛰어넘어가는, 자유분방한 딸.

한편, 눈앞의 엘리자베스는 호랑이를 연상시키는 듯한, 강함을 느꼈다.

간신히, 다른 사람이라고 판단한다.

실베스터는 곧바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사죄를 했다.

「사과해서 끝날 문제인가요?」

「아니, 그건ㅡ」

「라고, 당신과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시간도, 쓸데없어요」

엘리자베스는 싸늘한 시선을 실베스터에게 향하면서, 일어선다.

「저기, 너, 가명은ㅡ」

「자칭할 정도의 사람이 아닙니다」

무정한 태도였지만, 어떻게든 부탁해서 어떻게든 출신과 가명을 알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마게니스가의, 아가씨…」

엘리자베스의 가명은 들은 적이 있었다.

동부에 있는, 광대한 목장을 가진 일족이다.

더, 기억을 떠올려본다.

몇대인가 전에, 후처로서 마게니스가의 여자가 시집을 온 것 같은, 오지 않았던 것 같은.

너무 애매한 정보였다.

「어쩌면, 우리는, 먼 친척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엘리자베스가 닮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눈앞의 엘리자베스는 흥미가 없었던 듯, 화제를 무시. 빨리 여기에서 나가려고, 이야기를 끊는다.

「이야기는 이상일까요? 저, 바쁜거에요」

일어서서 드레스의 주름을 피면서, 실베스터에게 묻는다.

대답과 반응은 없기 때문에, 그녀는 이걸로 끝이라고, 결정했다.

「그럼 , 평안하세요. 두 번 다시 만날 일은 없을테니까, 영원히 안녕」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문으로 향하는 엘리자베스.

그런 그녀의 팔을, 실베스터는 잡아서 말렸다.

「뭔가요?」

진심으로 경멸하는 듯한, 강한 시선이 향해진다.

하지만, 실베스터는 집을 위해, 다시 고개를 숙이는게 되었다.

「부탁이 있는데――」

「거절하겠습니다」

아직 자세하게 말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시원할 정도로 즉답이었다.

엘리자베스는 힘껏 팔을 당겨, 잡혀있는 손을 뿌리친다.

「놓으세요, 이 유괴범!」

「정말로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조금 이야기를」

「말할건 아무것도 없어요」

「거래를 하자. 나쁜 이야기는 아닐거다」

실베스터는 극히 냉정한 어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너의 친가 마게니스가는 지금, 곤란한 상황이 되어 있겠지? 만약, 이쪽의 부탁을 들어 준다면, 공작 가문이 지원을 하지」

실베스터의 말에, 헉 숨을 삼키는 엘리자베스.

그녀의 집은, 곤란한 상황에 몰리고 있었다.

그것은 3달 전에 일어난 폭풍이 원인이었다.

격렬한 비와 바람은 3일 밤낮 계속되, 목장에 심대한 피해를 가져온다.

가축의 먹이가 되는 목초는 비에 젖어, 대부분이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바람의 영향에서 사육사등이 붕괴되어, 도망친 양과 소 등은 셀 수 없다.

주변의 숲의 나무들도 토사에 뭍혀, 그 일부는 목장에 흘러들어 왔다.

그 기세는, 종업원 휴게실을 삼켜 버릴 정도로.

피해를 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었다.

현재, 복구의 전망은 보이지 않고, 부채만이 쌓이는 상황이었다.

「어때? 복구까지는 아니지만, 그것에 가까운 형태가 될 때까지 지원을 하지」

실베스터의 물음을 듣고, 제정신을 차리는 엘리자베스.

그녀에게 있어서, 친가를 구제하는 꿈 같은 이야기이였지만ㅡㅡ

「잘도 말해주네요」

그렇게 말하고, 싸움을 거는 듯한 눈으로 실베스터를 노려봤다.

목장의 부흥까지는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의 시간과, 막대한 돈이 든다.

그걸 도와준다니, 별난걸 좋아하는 사람 밖에 없어. 엘리자베스는 확실하게 단언했다.

「애초에, 소원이란 뭐죠?」

「사랑의 도피를 한 여동생 대신을, 해줬으면 해」

「……」

엘리자베스는 비슷한 부탁은 상상하고 있었는지, 거기까지 놀라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부모의 원수를 보는듯한 눈으로 실베스터의 모습을 보고 있다.

「렌톤, 수표의 준비를」

「알겠습니다」

렌톤라고 불린 집사는 곧 펜과 잉크, 수표의 준비를 한다.

실베스터는 그 자리에서, 일단 필요할 금액을 적어놓았다.

「선금이다. 이만큼 있으면, 부흥도 되겠지」

「!?」

그건, 대역의 보수로서는 있을 수 없는 금액이었다.

「이건, 어째서?」

「마게니스가의 목장 버터는 일품이니까. 앞으로 맛볼 수 없게 되는 것은 아깝다」

「하아!?」

겨우, 공작 영애 엘리자베스 대신역을 하기에는 너무 비싼 보수.

마게니스가 특제 버터는 다양한 지역으로 팬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러나, 실베스터 자신도 좋아하니까 라는 이유만으로, 그 정도의 금액을 내는 것은 수상하다.

다른 이유가 있다고, 엘리자베스는 지적을 한다.

「다른 이유라고 할까,더 이상 가문의 악평을 넓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까」

「진짜 엘리자베스의, 하인과의, 사랑의 도피가 공작의 오점이 된다고?」

「그렇네. 덧붙여서, 이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어?」

「에에ㅡㅡ」

현재, 엘리자베스가 집에 돌아가도, 가능한 것은 많지 않다.

지원을 요구하는 것도, 대책을 생각하는 것도, 당주인 아버지의 일이었다.

오빠이나 누나와 결혼한 형부도 몇명있다. 일부러 나설 곳은, 하나도 없다.

「지금 돌아가서, 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면, 부자와 결혼하는 정도겠지. 하지만, 곧바로 상대를 찾을 수 있을까?」

엘리자베스는 누구나 돌아볼 것 같은 아름다운 아가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낙오자가 된 귀족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려고 하는 벼락부자는 없을거라고, 실베스터는 지적했다.

「그러니까, 나와의 거래는, 너에게도 큰 이익이 있다. 어떨까?」

생긋 미소짓는 실베스터.

한편 엘리자베스는, 벌레를 씹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