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방의 테라스는 열어둔 채로 있다, 넓은 정원이랑 이어져 있다.
내가 정원에 나가자, 작은 스노우벨도 뒤를 따라 왔다.
조금만 걸으자, 곧바로 꽃밭이다.
빨강이나 노란색의 장미가 많이 피어 있다. 안쪽까지 가자, 하얀 장미가 피어 있었다.
왠지 스노우벨에게 어울릴 것 같구나, 불필요한 일을 생각한다.
마침 쉬기 위한 의자가 있어서, 거기에 둘이서 앉았다.
「멋져라! 흰 장미가 잔뜩이야!」
「좋아해?」
「에에!」
여기까지 오자, 조금 전에 흠칫흠칫 한 모습은 사라지고, 스노우벨은 빛나는 눈동자로 말을 건다.
그녀는 정말로 얀데레 예비군인걸까.
은빛의 긴 머리카락은 조용히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긴 속눈썹의 안쪽에서, 보라색의 눈동자가 사탕처럼 빛나고 있다.
이렇게 보니, 매우 예쁜 아이다.
「있잖아. 나, 꽃을 보고 있으면 안심되」
긴장이 풀렸는지, 스노우벨이 단번에 말하기 시작한다.
「밖에는 그다지 나갈 수 없지만, 꽃은 집안에서도 볼 수 있잖아? 그치만, 이렇게 큰 정원을 본건 처음이야. 그러니까, 가르쳐줘서 고마워」
아무래도 수다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문득 입을 열었다.
「밖에 나오지 못하는 거야? 왜?」
「아버님이 교육상, 집에 있으래」
교육상, 이라는 말이, 이 아이의 집에서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걸까.
「너, 아버지의 일은 좋아해?」
무심코 묻고 나서, 위험한걸 물어본 걸까, 하고 한순간 초조해졌다.
하지만 스노우벨은, 진지한 얼굴로 수긍했다.
「예, 좋아해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숙여 버린다.
「ㅡㅡㅡ그치만 아버님은, 언제나 나에게 차가워.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확실히 정하는 주제에, 너무 관련되지 않는거야. 나는 장래를 위해, 많은걸 몸에 익히지 않으면 안되니까, 쓸데없는 이야기는 필요없데. 이번주는 드물게 밖에 데려가 줄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예정이 정해져 있어. 일주일 정도, 여러 사람과 만나는거야. 만나는 사람 전부, 아버님이 결정했어」
「그건…」
나는 희미하게 눈치채고 있었지만, 그녀의 말로 이해했다.
즉, 그녀는 어릴 때부터, 약혼자 후보의 인간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것일까. 나도 그 후보의 한사람이라 것 같다.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해서, 말은 확실히 말하지 않지만, 즉 그런 것이다.
어쩐지, 지금의 그녀와 장래의 그녀가 연결되었다.
확실히 공략본에도 적혀 있었지만, 스노우벨은 냉철한 것이다.
원래는 성실하고, 학교 성적도 좋지만, 아버지에게 엄격하게 자란 것도 있어서, 어딘가 차가운 성격을 하고 있다.
더 해서, 어머니는 불명이고, 분명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어 버린다. 뭐 그 어머니가 마녀인 것이지만.
마녀의 피를 이어받은 스노우벨.
혼자서 남작령을 잇고, 귀족의 세계를 살아 남으려고 노력한다.
왕자를 사랑을 한 후, 질투한 나머지, 파멸한다.
얀데레따위 간단한 것이 아니다.
아마, 훨씬, 섬세하고 복잡한 아이인 것이다.
뭐 나랑은, 관계 없지만.
「저기 이 장미 봐봐. 조금 빨강이 섞여 있어」
말을 걸어와, 고개를 든다.
진짜다.
스노우벨이 가리킨 장미는, 흰색으로 진홍빛 눈을 녹인 듯한, 이상한 색을 하고 있다.
나도 근처를 둘러보고, 자신의 바로 옆에, 비슷한 색의 장미를 발견했다.
형언할 수 없는 색이다.
꽃잎을 만지려고, 무심코 손을 뻗었다. 그것이 실수였다.
「읏」
손가락이 가시를 건드린 것이다.
일순간이었다. 손가락 끝에서 뚝 하고 피가 흘러넘쳐, 붉은 물방울이 흘러넘친다.
ㅡ아.
뭔가, 붕대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지만.
내가 스카프라도 두를까 하고 생각하고 있자, 갑자기 강한 시선이 꽂혔다.
스노우벨이, 커다란 눈동자로 가만히 이쪽을 보고 있다.
그녀는 바로 손수건을 꺼내서, 멈추지 않고 내 손에 감았다.
「자, 잠깐. 더러워져」
「괜찮아」
작은 그녀는, 빠른 손놀림으로 손수건을 묶어 버린다.
「자 됐다. 이걸로 괜찮아」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안심한듯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본다.
「…이거, 네거지. 미안해」
「괜찮아, 가져가도 괜찮으니까. 분명 이렇게 해두면, 피도 멈출거야」
상냥한 눈동자로 말해져서, 조금 가슴이 괴로워진다.
나는 어떻게든, 「고마워」라고 대답했다.
스노우벨은, 진지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본다.
「저…처음에는, 당신은 좀 더 무서운 사람일거라고 생각했어」
뭐 모르는 것도 아니다.
때때로 말해지지만, 나는 아무래도, 입다물고 있으면 말걸기 어려운 듯이 보이는 모양이다.
게임을 하고 있던 누나가 말하길, 카인은 「차가운 미남」이라지만, 결국은 냉정한 남자로 보이는 것 같다.
어렸을 적부터 같은 인상을 주는니까, 여기는 개선해야 될지도 모른다.
「나, 차가워 보인다고 들은 적 있지만, 제법 수다를 좋아하는 거야. 너무 무서워하지 말아줘」
만약을 위해 그러게 말하자, 그녀는 생긋 웃는다.
「괜찮아. 이제 무섭지 않아」
스노우벨은 그렇게 말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 계속 친구가 없었어. …이렇게 느긋하게 누군가와 이야기한거, 처음이야」
긴 속눈썹을 살짝 덮고, 그녀는 뜻을 정한 것처럼, 다시 이쪽을 쳐다봤다.
나는 순간, 숨이 막히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란 건, 그녀의 보라색의 눈동자가, 맑은 밤하늘처럼, 똑바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저기 말야」
소녀는 용기를 쥐어 짜듯이, 필사적인 모습으로 입을 연다.
「나랑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
「…그러니까, 좋아」
어떻게든 대답하자,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뺨을 장밋빛으로 물들이고, 은빛의 긴 속눈썹을 흔들며, 기쁜듯이 미소지어 보인다.
나는 가슴을 누르고 싶어졌다.
뭔지 잘 모르겠지만, 목이 메이는 듯한 감각이다.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고마워, 굉장히 기뻐.…그러니까, 카인님. 또 만날 수 있을까요」
「ㅡ카인으로 좋아」
나는 간신히 대답하자, 소녀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는 스노우벨이라고 불러줘」
「…스노우벨」
이름을 부르자, 그녀는 후훗 하고 미소를 지었다.
하얀 손으로 꾸욱 내 손을 잡는다.
「고마워, 카인. 우리들, 앞으로는 친구네」
손수건으로 묶은 손가락이, 천 너머로 닿는다.
반짝거리는 순수한 눈동자. 작은 장미 같은 여자아이.
분명히 말해버리자.
나는 이 때, 그녀가 세계에서 가장 귀엽다고 생각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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