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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의 밤, 하룻밤 새고

웹소설/대역 생활

by Yeonli 2019. 6. 2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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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셨습니까, 엘리자베스 아가씨」

간신히 귀가를 하자, 집사와 시녀들이 마중 나왔다.

오늘은 지쳤으므로, 목욕은 내일 아침에 들어가려고 멍하니 생각하고 있자, 집사가 말을 걸었다.

「도련님이 서재에서 기다리십니다」

「…하아?」

실베스터는 사건의 상세를 듣고 싶다고,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얌전하게 자고 있었으면 좋은걸, 기다리고 있었던 것에 대해서 불만을 느낀다.

사건에 휘말렸을 뿐인데, 나쁜 짓을 해서 혼날 것 같아서, 이를 악물고 있었다.

집사에게 안내되는 대로, 서재로 향한다.

문을 두드리지 않고, 그대로 들어갔다.

「어서와. 엘리자베스」

. . . .

「지금막 돌아왔습니다, 오라버니」

등불이 하나켜져있을 뿐인 어두운 방, 집무 책상의 의자에 걸터앉은 실베스터는 방긋 웃는다.

들어온 엘리자베스에게, 의자를 권했다.

어두운 방을, 달빛이 은은하게 비춘다.

테이블에는 하얀 와인이 놓여져 있었다.

눈앞에 앉은 실베스터는 미개봉의 병을 손에 들고, 마실거냐고 물었지만, 엘리자베스는 필요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오늘은, 유인과 나갔구나. 급한 예정에서 듣지 않아서, 놀랐어」

「여러 사정이 있어서」

「칼・ 브레이크경?」

「네에, 뭐…」

공작가에 소식은 도착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자세한 정보는 쓰여있지 않았던 듯, 거듭 질문을 받는다.

실베스터에게 천천히 심문되는 것 같아서, 왠지 기분이 나빠졌다.

손에 들고 있던 부채를 벌려서 입가를 숨기면서, 원망하는 마음을 담아 노려본다.

「설마, 브레이크 백작이 리즈와 강제 정사를 꾀하려고 하고 있었다니, 놀랐어」

「네, 저도」

유인이 도와 주지 않았으면, 지금쯤 병원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최악에는, 생명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일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가슴을 옥죄는 감정을 감추기 위해서, 입술을 깨물었다.

브레이크 백작을 돌아보았을 때에 본 칼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그 때 느낀 기분은 말로 할 수 없다.

마음을 바꾸려고, 부채를 손바닥에 내려쳐서 접었지만, 그것만으로 진정할 수 없었다.

「리즈…여동생의 탓으로, 위험한 꼴을 당하게 해버렸다.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정말로」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숙이는 실베스터에게서 시선을 돌린다.

문득, 창 밖에 있던 초승달이 눈에 들어왔다.

창백하게 빛나는 초승달은, 나이프를 연상시켰다.

다시 공포를 떠올리게 되서, 꾸욱 눈을 감는다.

하지만, 떠는건 한순간.

다음에 눈을 뜬 순간에는, 평소의 엘리자베스로 돌아와 있었다.

도전하듯이 실베스터에게 말을 건다.

「그래서, 책임을 져줄래?」

 

.

주로 돈으로.

입으로는 내지 않고, 눈을 가늘게 떠서 알고 있겠지라는 의미의 시선을 보낸다.

「그렇네. 네가 바란다면」

「감사합니다」

여러 수속이 있으므로, 반년은 기다려달라고 했다.

돈을 준비하는데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지 궁금하지만, 서두르는 것도 꼴볼견이기에 추궁은 하지 않았다.

「…리즈는 문제도 그대로 두고 가출을 해버린 모양이네. 곤란한 아가씨이다」

「네, 보호자의 얼굴이 보고싶어요」

비아냥 가득한 어조로 말했는데, 웃는 실베스터.

그 반응에, 엘리자베스는 정색했다.

「리즈의 교우 관계에 대해서는, 이쪽에서 처리를 하지. 너나 유인에게는, 두 번 다시 다가가게 하지 않아」

엘리자베스는 제대로 힘쓰도록, 거만한 태도로 대답한다.

실베스터는 처음으로,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면서 대답했다.

「네, 공주님」

이상으로, 심야의 심문은 종료되었다.

 ◇◇◇

다음날. 목욕탕에 들어가고 싶기에, 일찍 기상한다.

홍차를 준비하는 것보다도, 목욕탕의 물을 준비하도록 시녀에게 명령했다.

목욕탕의 뜨거운 물이 준비되었다는 보고를 받는다.

뜨거울 정도의 욕조에 잠겨서, 한숨을 쉬었다.

파란밖에 일어나지 않는 공작영애 생활에, 벌써 싫증나고 있었다.

하지만, 집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반년만 참으면 된다고, 자신을 타일렀다.

목욕탕에서 나오자, 시녀가 와서 머리를 말리고, 정중하게 빗어 준다.

몸치장의 준비를 기다리는 동안, 홍차가 옮겨진다.

살짝, 달콤한 냄새를 풍기고 있는 것은, 아삼에 카라멜의 풍미를 더한 프레이버 티.

우유와 설탕을 듬뿍 넣고 마신다.

달콤한 카라멜의 향기에, 순한 맛.

안심한듯한, 상냥한 맛이었다.

그 후, 완벽하게 차려입고 식당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실베스터가 먼저 와서, 신문 기사를 읽고 있었다.

엘리자베스가 온 것을 보고, 신문지를 접고 인사를 한다.

「안녕, 엘리자베스」

「안녕하세요」

집사가 의자를 뺀다.

엘리자베스는 앉아, 질문을 했다.

「어제는, 무슨 사건 있었나요?」

엘리자베스의 뻔한 질문에, 실베스터는 「어제도 도시는 평화로웠어」라는 가벼운 어조로 대답한다.

「폭력사건도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평화로운 도시라고. 좋은 일이네」

「그렇네」

대화는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엘리자베스는 추궁을 시작한다.

「그래서, 기자에 얼마나 금화를 쥐어주었나요?」

실베스터는 엘리자베스의 말을 듣고 웃으며, 「사실을 말하자면, 경찰보다 먼저 신문사의 기자가 왔다」라고 말했다.

공작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 금화와 맞바꿔 사건의 보도가 나오지 않도록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엘리자베스, 너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네, 안심 안전한 생활 정도는, 보장해 주었으면 해요」

「물론,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일이 바빠서, 꽤 어려운 이야기도 있어서…」

「딱히, 지키는건 당신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아니, 그런 건 내 책임이며, 관리하에 두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무슨 말인가요?」

실베스터는 엘리자베스에게, 놀라운 제안을 해왔다.

「엘리자베스, 나는 제2 왕자인 콘라드 전하의 측근으로서 모시고 있는데, 너도 사용인으로서 모셔 보지 않을래?」

「뭐라고요?」

실베스터는 재상을 보좌하는 제2 왕자의 측근으로서 일하고 있었다.

「일이라고 해도, 휴식 시간에 차를 끓이는 정도라, 대단한 일이 아니다. 손이 빈 시간은, 마음대로 지내도 상관 없으니까」

같은 직장에 있으면, 위험도 없다.

왕족이 집무를 하는 궁전은, 특별 경비가 많은 것이다.

「뭣하면, 왕궁 도서관도 마음대로 사용해도 좋아」

「왕궁, 도서실?」

「집사한테서 들었어. 너는, 대단한 독서가인 것 같네」

역대의 왕족이 전 세계에서 모아, 번역한 책이 많이 늘어선 도서실은, 상당한 장서량이라고 엘리자베스에게 알려준다.

「아, 맞아. 네 증조 숙모,마리안나인가. 그녀도 일찍, 같은 장소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 같아」

「!」

동경하는 마리안나는, 실베스터와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문관과 하인. 직종은 다르지만 , 거기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엘리자베스에게 있어서 아주 매력적인 것이었다.

「다만, 유인과는 직장도 멀어서, 만나는건 꽤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까다로운 약혼자와는, 별로 관련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떨까나?」

실베스터의 질문에 대해, 엘리자베스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다행이다. 오늘, 콘라드 전하께 물어둘게. 아마, 문제 없다고 말할거라고 생각해」

엘리자베스는 드물게, 「잘부탁드립니다」라며,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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