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벨. 나와, 올해도 짜줬으면 해」
나는 용기를 내서, 그렇게 말한다.
그녀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자, 진지한 내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보라색의 눈동자가 희미하게 흔들린다.
「……」
스노우벨은 살짝 눈을 감았다.
「좋아. 하고 싶은대로 해」
나는 쓱 얼굴을 들었다.
했냈다. 아아 다행이다. 분명 끄덕여준다고 생각했는데, 이 순간은 언제나 긴장하는 것이다.
「다행이다…. 그럼, 또 가끔, 함께 훈련해 줄래?」
「… 그건 상관없지만」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그녀.
나는 기뻐서 무심코, 웃어 버린다.
「그럼 방과 후, 또 작년처럼 같이 있을 수 있지. 많이 이야기하며, 둘이서 몰래 과자를 먹거나 해서…」
「그, 그러니까! 사람들 앞에서 그런 짓은 하지 말아줘! 이 이야기는 이제 끝이야!」
붉은 얼굴로 고함치고, 허둥지둥 안뜰을 달려가버린다.
그대로 떠나려고 했지만, 왠지 도중에,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어이어이, 괜찮은거야.
귀엽지만, 조금 아픈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내가 다가가서 손을 뻗자, 어째선지 울먹이는 눈으로 노려봐졌다.
좀 왔다.
그녀는 내 도움을 전력으로 거부하고, 서둘러 안뜰을 빠져나가, 복도 쪽으로 달려가 버렸다.
함께 짠건 기쁘지만, 쓸데없는 말을 말했을지도 모른다.
「…화나게 했ㅇ,랴니」
나는 불쑥 중얼거렸지만, 옆에 있던 리나리아는 밝은 얼굴을 하고 있다.
「저거는 화내고 있는게 아니라, 수줍어하고 있는거야. …아아, 이래서는 다과회는 허사다」
「자업자득이잖아」
정말, 이 녀석의 경우는 완전히 자업자득이다.
그렇게 만지면, 스노우벨도 깜짝 놀라겠지.
「그렇게는 말하지만, 그쪽은 너무 보수적이지 않아? 그렇게 귀여운 아이,지금까지 손 대지 않는 편이 이상해. 내가 남자였다면, 조금 위험했다고 생각해」
「그야 확실히 위험하지. 귀여운걸. …하지만 어느 정도 가까워지면 좋을지 모르겠어. 손대서 미움받기라도 하면, 나 살아 갈 수 없어…」
얼굴을 가리고 한숨을 내쉬는 나는, 아마 일반의 흑기사의 이미지에서 동떨어져 있을 것이다.
이게 나다. 때로는 용기를 내서 한걸음 디딜때도 있지만, 내심 꽤 조마조마하고 있는 것이다.
리나리아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눈을 향해 온다.
「그 걱정은 없어. …그리고, 만약의 때도, 일단 부딪보라는 말도 있으니까」
말하면서 그녀는 , 상태를 보고 있던 마르셀에게, 활짝 웃는다.
「마르셀군, 스노우벨에게는 차여 버렸지만, 나중에 같이 차하지 않을래?」
「어째서 내가 들어주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여전히 차가워! 하지만 거기가 좋아!」
또 시작했다.
그나저나 마르셀의 녀석, 너무 차갑잖아.
그리고 리나리아도 잘도 질리지도 않는군.
「저, 교실로 돌아가겠습니다. 짐이 있어서. ㅡ그럼,에이벨트선배, 실례하겠습니다」
「오, 오우」
「저기 나한테도 인사 정도는 해줘! 안녕 정도는 말하자고!」
말없이 떠나는 마르셀.
굉장하네. 완전 무시다.
그리고 마음이 부러지지 않는 리나리아도 어떤 의미로 존경한다.
나도 그 정도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스노우벨에게 저런 눈으로 보여지면, 마음이 뚝하고 부러질 것 같다.
그래도 언젠가는, 좋아한다고 말하면 좋겠다, 여자같은 생각을 해버렸다.
*
이 시기의 학원은, 조금 웅성거리고 있다.
한달 후에 보는 공동 시험 때문에, 누구나 파트너 찾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공동 시험은 1년 중에 제일 큰 시험이여서, 잎이 물들 시기에 열린다.
모든 학년에서, 다른 과의 학생이 둘이서 짜고, 그 해의 과제를 해내는 것이다.
과제는 매년 다르지만, 난이도는 매년 같다. 두 사람이 제대로 협력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맺을 상대와는 나름대로 자율 훈련이 필요하게 된다.
이 연습 기간을 통해, 연인이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 중에서는, 공동 시험은 무서운 테스트임과 동시에, 연애적인 이벤트이기도 했다.
뚜벅뚜벅, 하고 나는 학원의 긴 복도를 나아간다.
이 왕립학원은 유서 있는 건물이지만, 그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건물 자체가 낡았다. 벽은 도장이 벗겨져 있고, 기둥도 조금 더러워져 있다.
뭐 정취가 있어서, 나는 좋아하지만.
나는 지금부터, 스노우벨과의 연습에 갈 예정이다.
그녀와 만날 기회는, 이런 시험 전이 아니면 좀처럼 없다.
거기에 그녀는 노력가니까, 같이 연습하고 있으면 성장을 느낄 수 있어서 즐거운 것이다.
마법과 동으로 향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낯선 여자아이가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카인・에이벨트씨죠」
「으음, 그런데」
회색의 긴 머리카락에, 맑은 호박색의 눈동자. 누구일까.
「저,카트린느・바레트라고 합니다. 실은 시험에서 상대를 찾고 있어서」
온화한 눈을 한 소녀는,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괜찮다면 함께 할 수 없을까요. 같은 과에서는 짤 수 없는 것 같애서, 곤란해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건 사실인 듯, 그녀는 어딘가 낙담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나는 조금 동정하지만, 여기는 단호히 거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은 이 시기가 되면, 이런 권유를 받는 일이 있다.
고맙게도, 올해는 벌써 네명에게 말을 걸려지고 있다.
전생의 나는, 봄날이 왔다! 라고 들뜨겠지만, 지금의 나는 이미 스노우벨에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스노우벨도 지금 시기만은 내 상대다. 권유하는 녀석은 벤다.
「미안. 나 다른 아이와 짜고 있는 거야」
내가 진지하게 말하자, 카트린느는 유감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그렇습니까. 유감입니다」
보기에도 낙담시켜 버린 것 같아서, 나는 서둘러 덧붙였다.
「아, 음, 노티스는 어떨까」
「노티스?」
소녀가 얼굴을 든다. 나는 수긍했다.
「노티스・셀그라이드도. 백기사라고 불리고 있어. 그 녀석은 혼자서 자율 훈련하고 있을 때가 많으니까, 아직 상대는 정해져 있지 않지 않을까. 아마, 모르는 상대라도 부탁하면 짜준다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자,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찾아 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긴 복도를 걸어갔다.
같은 과에서 짜서는 안 된다, 라는건 큰일이다.
특히 마법과는 다른 과에 가지 않는 학생이 많은 것 같아서, 아는 사람이 가족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는 마음 속에서 몰래 성원을 보내면서, 긴 복도를 걸어갔다.
기둥을 도는 도중, 문득 회랑 밖에, 아는 사람을 발견했다.
리나리아다.
안뜰에서 이어지는 풀이 뻗은 공간에는, 휴게소 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옛날은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돌아보지 않아서, 식물이 군생하고 있다. 휴식하는 분위기도 아니기 때문에, 학생도 가끔씩 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학원 한 구석 벤치에, 리나리아는 생각에 잠긴듯이 주저앉아 있는 것이다.
왠지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녀석, 아직 마르셀과 짤 수 없었던걸 질질 끌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누구와 짤까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과의 아는 사람은, 나 이외에 없는 것 같고.
위로해 줄까, 아니 귀찮다고 생각하고 있자, 식물의 저편에서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나는 그 인물을 보고 놀란다.
ㅡ알프레드잖아.
그는 곧바로 리나리아를 향해 걸어간다. 그 왕자, 놀랍게도 스스로 여성을 권유할 생각인 것 같다. 지금까지 없었던 것이다. 상대가 리나리아라던가 영문을 모르겠다.
숙이고 있던 리나리아가 얼굴을 든다. 왕자는 외부용의 상쾌한 미소로 말을 걸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나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이야기 소리까지는 들리지 않지만, 분위기로 상대를 권하는건 명백했다.
리나리아의 얼굴이 군어져 있다.
뭐야, 왕자는 그렇게 나쁜 녀석이 아니야. 짤 수 있어서 다행이잖아.
나는 혼자서 결론내고, 빨리 그 자리를 뒤로 했다.
뭐 그 유능한 왕자와 짜면, 시험은 통과 할 것이다.
다행이네 리나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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