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불필요한 일이 되어 버렸지만, 좋았던 일도 있다.
그건, 스노우벨의 아버지, 즉 메이아스 남작이, 내가 그녀의 저택에 가는걸 허락해 주었던 것이다.
자주 가는 건 폐지만, 한, 이주일에 한 번, 나는 메이아스 집에 갈 허가가 주어졌다.
그렇게는 말해도, 갈 수 있는 곳은 응접실과 정원뿐이다.
뭐, 타당하겠지.
메이아스가의 정원은 아름답다.
밝은 색의 잎이 무성하고, 형형색색의 꽃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들과 함께, 스노우벨의 백은의 머리카락이, 사야사야 흔들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손수건, 고마워」
초록 속에서, 나는 그렇게 말하고, 예전에 빌렸던 손수건을 꺼냈다.
저번 성에 갔을 때에 건네주면 됐지만, 그런 일이 있어, 주지 못했어버린 것이다.
깨끗이 씻은 손수건은, 하얀 천이 태양의 빛을 반사하고 있다.
스노우벨은 이쪽을 보고, 약간 표정을 풀었다.
「일부러 가져와 준거야? 고마워」
부드럽게 말해며 받고, 정중하게 넣는다. 나는 자신의 손에서 떨어진 그걸, 조금 아깝게 생각했다.
햇빛에서 보이는 스노우벨은, 역시 매우 아름답다.
수줍어한 미소와, 하나하나 행동에서, 가련함과 기품이 배어 나오고 있다.
숨겨졌다 속눈썹은 머리카락과 같이, 옅은 은백색이었다.
「저기말야, 카인」
문득 스노우벨은, 얼굴을 들었다.
「나, 비밀이 있어. 아버님에게도 비밀로 하고 있는거야. 그걸 가르쳐 줄게」
마치 비밀 이야기를 하듯이 소녀는 말했다. 그녀도 조금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진지한 얼굴로 끄덕이고, 귀를 기울인다.
「난, 유리 나비를 만들 수 있는 거야. ㅡ봐봐」
긴장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고, 스노우벨은 손을 앞에 내밀었다.
눈앞에서, 빛의 입자가 모이기 시작한다.
뭐랄까, 요정의 가루 같은 빛이다. 반짝임은 점점 모여,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 간다.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세계에는 마법이 있지만, 그건 소질을 가진 자만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다.
이런 어린 아이가 다룰 수 있다니, 들은 적이 없다.
백은의 빛은 순식간에 두개의 날개를 본뜬 다.
유리 세공처럼 나비는, 정말 아름다운 문양의 날개가, 천천히 움직였다.
살아있다.
마법으로 만든 나비가, 생명이 불어넣어져, 움직이고 있다.
「쩐다…」
무심코 본성이 나오고 말았다.
스노우벨이 신기한 듯 이쪽을 본다.
「 으응, 아니, 대단해 스노우벨」
서둘러 정정하자, 스노우벨은 안심한듯한 얼굴이 되었다.
「다행이다. 나, 얼마 전에 이 마법에 눈치챘어. 그림책에 나오는 나비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그러자…」
휘잉, 하고 돌풍이 불었다.
나비가 날개를 펼친 순간, 주변의 공기가 떨깆 것이다.
나는 심상치 않은걸 느꼈다.
뚜득, 하고 이상한 소리가 난다.
보면, 지면에서 유리같이 섬세한, 아름다운 결정이 나 있었다.
「뭐,」
스노우벨이 소리를 지른다.
파키파키, 녹색의 줄기가 아래에서 결정에 덮여간다.
파키파키파키. 순식간에 도착해, 그 꽃잎을 뒤덮었다.
둘, 셋, 네개, 식물은 점점, 아름다운 결정에 갇히고 간다.
「어, 어쩌지」
스노우벨은 얼굴을 손으로 덮었다.
멈추는 방법을 모르는 모양이다.
「진정해. 괜찮아, 진정해」
나는 무심코, 그녀의 어깨에 손을 두었다.
큰 눈을 치켜뜨고, 굳은 식물을 삼킬 듯이 바라보는 뿐이다.
「나, 나…!」
빠직! 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나서, 나비가 튀었다.
휙휙 날개의 조각이 떨어져 간다.
그렇게, 주변은 정적을 되찾았다.
정적에 감싸인 중앙 정원은, 폭풍의 후처럼 시끄러웠다.
지면에는, 유리가 깨지는듯한 파편이 흩어져 있었다.
근처의 줄기는 결정에 덮여 있다.마치 호박에 갇힌 날벌레 같다.
「…………」
스노우벨은 망연해 있었다.
양손을 천천히 바라보며, 두려워하듯이 자신의 작은 어깨를 안았다.
「…………」
「 괜찮아. … 괜찮아」
나는 가능한 한, 침착한 목소리를 냈다.
나도 동요하고 있었지만, 잘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스노우벨은 마녀의 피를 잇고 있다.
원래는 혼자서 이 힘에 깨닫고, 혼자서 떠안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는 여기에 동석하게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함께 짊어 줄 책임이 있다.
뭐어, 그건 내 제멋대로인 자기만족이지만.
「…당신한테,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야」
불쑥, 스노우벨은 말했다.
「카인, 왕궁 기사단에 들어오라고 왕자님이 들었었지. 나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
나는 조용하게, 그녀를 바라본다.
이 아이는 조금, 허세인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발돋움하고 싶은건, 알 것 같다. 나도 이 아이의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 미안해요…이런 일이 된다고는. …카인, 저는…」
맑은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다. 참고 있지만, 눈물이 배어 있다.
아무래도, 나에게 경멸되었다고 생각되는 모양이다.
바보다.
나는 너의 미래를 알고 있어. 어쩌면, 그러니까 너에게 끌리는걸지도 모른다.
「괜찮아. 이건 우리들의 비밀이야」
파직, 하고 긴 속눈썹이 반짝인다.
「그래. 나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아. 너의 아버지는 눈치챌지도 모르지만, 밖의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면 좋은거야.」
스노우벨은 지긋이 이쪽을 보았다.
「괜찮아?」
「괜찮아. 우리들, 친구잖아」
그렇게 말한 것은 그녀일 것이다. 내가 달래자, 그녀는 간신히 어깨에서 힘을 뺐다.
「그렇네」
스노우벨의 얼굴에, 상냥한 미소가 떠오른다.
「그랬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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