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자, 하늘이 어두워지고 말았다.
밤의 클란 학원은, 어두운 회랑에 촛불이 켜져있어서, 뭐랄까 분위기가 있다.
흡혈귀라도 나올 것 같다. 이 세계에는 없지만.
내가 아무도 없는 복도를 걷고 있자, 저쪽 편에서 낯선 청년이 다가왔다.
옅은 색채의 머리카락은, 달빛에 비추어져 이상한 색이다.
호박의 눈동자에, 초의 불길이 슬쩍슬쩍 비치고 있다.
「안녕. …너가 소문의 흑기사군이네. 밤늦게까지 공부야?」
청년이 그렇게 말을 걸어 온다. 나의 머리카락의 색이나 옷을 보고, 그렇게 판단한 것 같다.
왠지 친한듯이 말을 걸지만, 묘하게 기품이 느껴지는 분위기이다.
나는 피곤해서, 적당하게 수긍했다. 청년은 온화한 어조로 말한다.
「그런가. 실은 내 여동생도 시험 대책을 하는 것 같아서 말이지. 나는 여기의 외부자인데, 밤도 늦었고, 맞이하러 온 거야. 카트린느・바렛이라고 하는데, 보지 않았어?」
카토리누・바레트. 어디선가 들은 듯한…아, 저번에 나를 권유한 애다.
리나리아가 말하길, 히로인의 친구로서 원작에서도 등장하는 캐릭터.
오빠가 있다고 들었지만, 학원에는 다니지 않았을 것이다.
「카트린느라면, 전에 만났던 적이 있습니다. …그치만 오늘은 못봤네. 도서관에 없었으니까, 실기 연습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
「그런가. 연습장소는 알아?」
「실기 연습은 안뜰에서 할 때가 많지만… 벌써 이런 시간이고, 아마 마법과 동에 있는 실기실을 사용하고 있을지도」
「그렇군. 고마워」
「…저기」
걷기 시작하는 청년에게, 나는 무심코, 참견을 해 버린다.
「밤의 마법과는 상당히 어둡니까요. 전용의 등불을 빌리는게 좋아요」
뭐 벽의 불꽃을 사용하면 되겠지만, 그건 가지고 다닐 수 없다.
사무에 가면 산책용 랜턴을 빌려 줄 것이다.
내가 입을 열려고 하자, 청년은 생긋 웃었다.
「아아, 그것에 관해서는 괜찮아. 내 여동생은 빛의 마법을 조금 다룰 수 있어. 동급생인 그레이슨에게서, 다소 지도를 받고 있는 것 같아」
그레이슨이란 리나리아를 말하는 것이다.
내가 얼굴을 들자, 호박의 눈동자가 부드럽게 가늘어진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오빠니까. 사용법은 다르지만, 조금이라면, 빛을 다룰 수 있는 거야」
그건 금시초문이다. 무심코 물어 버린다.
「뭔가 복잡한 마법이네요」
「사용법에 따라서는, 의태도 할 수 있어. 뭐, 실전에는 맞지 않지만」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 스노우벨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정도에, 고도의 마법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고 있자, 청년이 조용한 눈을 향해 왔다.
「…하나 묻고 싶은데, 너, 여동생과 만났지. 그녀, 공동 시험의 권유를 거절당했다고 했는데, 혹시 너야?」
어이쿠, 그 이야기가 온 건가.
내가 일순간 움찔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별로 꾸짖을 생각은 없어. 각각, 같이 조를짠 파트너가 있으니까. 다만, 여동생은 외로움을 잘타는 아이니까, 가끔 사이 좋게 지내줬으면. 할 뿐이야」
그의 눈동자는, 순수하게 여동생을 걱정하는 오빠의 그것이다.
확실히 카트린느는, 그다지 타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나는, 스노우벨의 옆에 조금이라도 오래 있고 싶다.
내가 말문이 막히자, 청년은 곤란한 듯이 웃었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줘. 이건 내가 멋대로 말한거고, 참견일 뿐이니까. 여동생에겐 내가 말한거, 말하지 말아줘. 복잡해지니까」
「…알겠습니다」
「너는 성실하구나. 그러니까…카인・에이벨트군이, 맞지」
「네」
잘 알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청년을 바라본다. 나는 키가 큰 편이지만, 그는 그보다 조금 높다.
「난 세르리안・바레트.뭐, 카트린느의 오빠라고 기억해주면 돼」
상냥하게 손을 내민다.
나는 우선, 그 녀석과 악수를 했다.
호박의 눈동자는 빛을 비치며, 즐겁게 웃고 있다.
왠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나의 주위에는 독특한 녀석들이 많네, 하고 머리의 한쪽 구석에서 생각했다.
*
2주 후, 클란 왕립학원에서 공동 시험이 거행되었다.
오전중은 필기, 오후는 실기다.
나는 필기로는 나쁘지 않은 보람을 느끼고 , 조금 안심했다.
오후의 실기에서도 한결같지 않겠지만, 스노우벨과 함께라면, 분명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학원에는 훈련장이 세개 있다.
마법과 무술과 중간 정도가 하나씩. 중앙의 건물에 거대한 것이 하나.
특화형 교양과는, 평소에는 몸을 움직이지 않으므로, 훈련장은 없다.
오늘 사용하는건, 가장 큰 제1 훈련장이다.
각각의 건물에서 나온 학생들이, 넓은 공간에 모여든다.
「카인!」
스노우벨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그녀는 손을 흔들어, 이쪽을 향해 달려온다. 오늘도 귀엽다.
「요우 스노우벨. 건강해보이네」
「필기 시험이 잘 되었어. 그 모습이라면, 당신도?」
안심한듯이 웃는 그녀.
이 아이는 노력가고 성실해서, 성적은 언제나 위 쪽이다.
나는 가운데와 조금 위를 우왕좌왕 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낙제는 아닌 것 같다.
원래 공부는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스노우벨에게 환멸되고 싶지 않아서 노력한 결과가 이거다. 나름대로 나쁘지 않을 것이다.
「우으으…」
근처에서 불온한 신음소리가 들려 온다.
내가 그쪽으로 시선을 향하자, 리나리아가 주저앉아 신음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옆에는 어이없다는 듯이 왕자가 서 있다.
「뭐가 『마지막으로 실력을 발휘한다』야. 서둘러 대책을 해두라고 했잖아」
「그렇게 말해도… 아 어쩌지 위험해」
「됐으니까 일어나. 손을 빌려 줄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리나리아는 왕자의 손을 무시하고 일어서서, 지친 것처럼 멍하니 훈련장을 바라보았다.
그 눈이, 한 곳에서 멈춘다.
나도 그 쪽을 보자, 역시나, 마르셀이 있었다.
소년은 낯선 남학생과 짜고,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리나리아는 무심코 라는 식으로 그를 보고, 왕자의 시선을 깨닫고 황급히 눈을 돌렸다.
――――아아. 예상대로다.
나는 귀찮은 일에 관련되고 싶지 않은거다. 난 모른다.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자, 이번에는 백기사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 옆에는 어제 만난 세르리안의 여동생, 카트린느의 모습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내가, 그와 짜는걸 권했었지. 완전히 잊고 있었다.
백기사는 상냥한 미소로 말을 걸고 있지만, 카트린느는 어딘가 시신한 듯하다.
대부분, 그 남자가 성실하기 때문에, 상대를 하는 것에 지친 것이겠지.
가까워지면 귀찮을 것 같다. 모르는 척 하자.
오늘 정도는, 나는 스노우벨만을 보고 싶은 것이다.
나의 옆에서는, 보라색의 맑은 눈동자가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다.
분명 시험은 힘들지만, 그것도 끝난 뒤에는,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매년 이 아이와 함께 해 온 것이니까.
「학생 제군, 주목! 앞으로 공동 시험의 개요를 설명한다!」
훈련장에 놓인 단상에, 한명의 교수가 섰다.
아마 특화형 교양과의 사람이다. 그들은 예의범절이나 법률이 전문이므로, 이런 자리를 맡은 때, 한결같이 이런 직무만을 받는 것이다.
그 대신, 투쟁적인 실전에서는 표면에 나오지 않으니까, 적재적소다.
훈련장에 흩어져 있던 많은 학생들이, 일제히 단상을 봤다.
나도 그쪽을 본다.
그럼, 올해의 시험은 어떤 내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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