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벨」
「…죄송합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다.
「나, 또 저질러버렸어」
「너는 나쁘지 않아. 원인을 따지면, 내가 실수를 한 탓이야」
「…………」
나는 살그머니 ,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자신의 마력을 두려워하는 그녀에게, 가능한 한 온화하게 말을 걸었다.
「네 마법은 상냥해. 나를 지키려고 한거지」
「상냥하지 않아」
얼굴을 든 그녀의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흘러넘쳤다.
그것마저도 저 결정 같아서, 그녀의 앞으로의 운명을 생각하면, 나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나, 저 새를 죽여 버렸어」
보라색의 눈동자가, 날개를 펼친 마조를 바라본다.
「어렸을 적엔, 멋대로 만든 마법을, 마음대로 부수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다.
「불쌍해. 불쌍하네. …그 새도, 시험이 끝나면, 자유롭게 됐을텐데」
투명한 눈물이, 볼을 타 떨어진다.
타인을 생각하는 눈물은, 매우 아름답고, 투명해보였다.
나는 그것조차 사랑스러워서, 하지만 어떻게 말을걸면 좋을지 몰랐다.
「곁에 있을게」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깜짝 놀란 듯 얼굴을 들었다.
나는 조용히 계속 말한다.
「그때도, 그렇게 말했었을거야. 네가 누구든, 싫어지거나 안해. 곁에 있을거야」
보라색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별로, 이제,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의아한 얼굴을 하는 나에게, 그녀는 살며시 놓았다.
그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약속같은 것 몰라. 잊어버렸어」
그대로 내 옆을 지나쳐, 복도 쪽으로 걷기 시작한다.
나는 눈을 떴다.
「스노우벨,」
「따라오지마. 이제 질색이야」
「기다려. 무슨 생각하는 거야」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 나는 이제, 당신과 함께 있는게 지쳤어」
이쪽을 향하는 소녀의 등은, 아주 작게 보였다.
결정에 둘러싸인 은빛 소녀. 그녀는 결국, 마녀에 불과했다.
「혼자 있게 해줘. 이제 따라오지마」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나를 나두고, 마법과 쪽으로 이어지는 복도 끝으로 사라졌다.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술렁술렁, 중앙동 방향에서.
분명 로디오가, 모두에게 알렸던 것이다. 이제 알프레드의 귀에도 들어갔을 것이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건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왕자나 다른 학생들이 온다.
그리고 나에게 말한다.
스노우벨은 마녀였다.
그녀를 붙잡을 수 있게, 협력해 달라고.
만약 내가 여기서, 스노우벨에 따라가면.
왕자도 성도 전부, 배신하게 되는 것이다.
아아 하지만,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뭘 이제 와서, 망설일 필요가 있나.
나는 그녀를 지킨다고 정했다.
작은 스노우벨을 좋아하게 된 그날부터.
이렇게 될 것을 알고, 흘러가는 대로, 왕립 기사단에 들어가 버렸다.
이건 자신이 뿌린 씨앗이다.
나는 스스로 양쪽에 손을 뻗어, 한쪽을 버리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여기입니다!」
「진심으로 말하는 건가?」
사람들의 목소리가 다가온다.
이 참상을 보면, 누구라도 전부, 이해할 것이다.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들어오기, 그 직전에.
반대 측의 건물로 ㅡ스노우벨에게로 이어지는 길로, 달리기 시작했다.
*
마법과 서재에서, 누군가가 울고 있다.
훌쩍훌쩍, 소리를 죽이고, 아이처럼 울고 있다.
책장 사이를 걸어가자, 그 날과 비슷한, 작은 등이 떨리고 있었다.
어두운 서재에는 불도 붙지 않았다.
그저 창문으로 들어오는 온화한 햇빛이, 그녀의 은색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여기에 있었는가」
내가 말을 걸자, 작은 어깨가 움찔 흔들리며, 소녀가 큰 눈으로 돌아보았다.
「…따라 오지말,라고, 말했잖아」
목에 걸리는 듯한 목소리다.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나는 약속했다. 언제까지나 너의 곁에 있는다고」
소녀의 얼굴이, 한순간 비통스럽게 일그러지고, 그 후에 강하게 눈썹을 올렸다.
「 나가줘…!」
아무도 없는 서재에, 그녀의 목소리는 잘 울렸다.
「저쪽으로 가! 당신의 참견은, 이제 질색이야!」
왕립학원의 구석,아무도 없는 서재에서, 그녀는 나를 노려보았다.
큰 눈동자는, 울 것 같이 흔들리고 있다.
그녀가 가진 힘은, 학원 안의 사람들에게 들켜 버렸다.
이런 사고가 일어나다니, 생각하지도 못했다.
…아니, 예측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알고 있었을거니까.
하지만 그녀와의 매일이 너무나 즐거워서, 그런 것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이건 내 실수다.
좀 더 조심했으면 좋았다.
그렇게 했으면 사전에 막았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어떻게 할지는, 그런 것은 뻔히 알고 있다.
아무도 모르게, 여기서 도망쳐서. 모든것을 적으로 돌릴 생각인 것이다.
「스노우벨」
발을 한 걸음 내딛자, 소녀는 작은 눈동자가 흔들린다.
바보같은 소꿉친구다.
따라오지 말라고, 약속을 잊었다고, 너는 말하지만.
그런 간단한 거짓말로, 나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전부 혼자서 짊어진 생각일 것이다.
여기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그런 것, 너무 매정하잖아.
「나도 갈게」
그렇게 말하자, 스노우벨은 숨을 삼켰다.
「뭐, 바보같은 말하지마…!」
「자신이 바보인 것은 잘 알고 있어」
「그만둬, 이런 때에…!」
「같이 가자. 우리들, 친구잖아?」
처음 만난 날, 너는 그렇게 말해줬다.
지금은 아직 그것으로 좋다. 사실은 좀 더, 특별한 관계가 되고 싶지만.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내가 어떻게든 웃어보이자, 그녀는 눈을 떴다.
큰 눈동자에서, 굵은 눈물이 흘러넘친다.
아아, 역시 좋구나,라고 생각했다.
울보인 것도, 상냥한 점도, 모든게.
그런데도 나는, 이 관계가 끝나는게 무서워서.
너한테 미움받는게 무서워서.
역시 그 말을, 입에 담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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