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는 어젯밤, 식사는 거의 먹지 않은 상태였지만, 화장을 지우고, 옷을 갈아입고 힘이 다해 버린다.
하인을 물러나게 하고, 그대로 잠들었다.
샤라리, 하는 소리로 깬다. 하인이 커튼을 여는 소리였다.
밖은 아직 어둡다.
엘리자베스의 각성에 하인이 깨닫고, 머리를 숙인다.
「안녕하세요, 엘리자베스 아가씨. 지금, 차를 내오겠습니다」
「…에에」
아직, 확실하게 뜨지 않은 의식 속에서, 대답을 한다.
일어났지만, 아침에 약한 그녀는 멍하니 보낸다.
몇분 후, 시녀가 기상 후의 홍차를 가져왔다.
엘리자베스는 받아든 홍차를, 가만히 응시한다.
이처럼, 하인이 침대에 차를 가지고 오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지식으로, 고귀한 신분의 자들이 『각성 한 잔』를 즐기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눈앞에 옮겨졌으므로, 지금까지의 생활과의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엘리자베스 아가씨, 우유나 설탕은 필요하십니까?」
「아니, 필요없어」
향기로, 다지린인걸 안다.
머리도 멍하니 있었으므로, 잠깨기에는 딱 좋다고 생각해서, 향이 진하고 떫은 맛의 홍차를 입에 담았다.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하면, 도련님과 함께 아침 식사를 받습니다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늦잠잤다고 생각되는 것도 좀 그렇다고 생각해, 시녀에 몸치장의 준비를 부탁한다.
그때, 홍차를 느긋하게 맛보고 있을 여유 따위는 없어지고 말았다.
우선, 어떤 드레스가 좋을지 묻는다.
숙모, 셀린느에게 매일 듣고 있던 질문을 받는 쪽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동시에, 엘리자베스는 이마에 손을 댄다.
왜냐면, 질문하는 시녀가 한명이나 두 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드레스 담당, 속옷 담당, 화장 담당, 보석품 담당, 머리장식 담당, 신발 몇명의 시녀들이 계속해서 어떤 물건을 원하는지 물어 온 것이다.
「엘리자베스 아가씨, 드레스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다지, 화려하지 않은 걸」
「엘리자베스 아가씨, 속옷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몸의 선이 깨끗이 보이는걸」
「엘리자베스 아가씨, 화장은?」
「너무 진하게 하지마」
「엘리자베스 아가씨, 액세서리는 어떻게 할까요?」
「드레스에 걸맞는 것을」
항상 셀린느가 말하던 내용을 흉내내 지시했다.
그때, 시녀들은 조용히 인사하고, 준비에 착수한다.
잘못된 응답은 하지 않았는지, 엘리자베스는 안도의 한숨을 토한다.
주인과 하인의 사이에도, 싸움은 일어난다.
한 번, 얍보이면, 일에 대충하거나, 물건이 없어지거나 중대한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다.
한순간이라도 틈을 보여선 안 된다.
그것이, 숙모의 밑에서 일하던 때에 배운 것이다.
이건 결혼하고 나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예상 이상으로 빠른 단계에서 도움이 되었다.
아침 식사 시간에 맞출 수 있도록, 준비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준비된 것은, 레이스로 가장자리가 꾸며진 옷깃 드레스.
스커트는 몸의 선에 따르는 형태가 되어 있어서, 허리부터 발끝까지 볼륨 있는 프릴이나 리본으로 장식되어 있다.
드레스는 하늘색이고, 그것에 맞추어 귀에는 진주의 장식을 한다.
환복이 끝나면, 목에 천을 두르고 화장을 시작한다.
그 사이, 정성스럽게 빗으로 머리를 빗었다.
화장이 끝나고, 머리를 땋는다.
물결치는 머리카락은 옆으로 땋아서, 핀과 리본으로 고정한다.
준비는 한시간 정도로 완료했다.
아침 식사의 준비가 갖추어졌다고 해서, 식당으로 향한다.
아직, 실베스터는 오지 않았다.
마음 속에서, 승리를 기뻐하는 엘리자베스.
집사와 이야기를 하면서 식당에 찾아온 실베스터는, 우아하게 홍차를 마시고 있던 엘리자베스를 보고, 놀라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라버니」
「안녕, 리즈」
어리둥절하면서, 종복에게 신문지를 받는다.
「놀랐어. 어제, 지쳤지?」
「아니요, 이 정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거, 정말. 든든한 여동생이네」
본심은 감추고, 허세라고도 할 수 있는 발언을 하는 엘리자베스.
어제의 피로는 아직도 질질 끌고 있었고, 마음 속에서는 , 빨리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있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족이랑 아침, 식사를 하는건 오랜만이구나」
「그랬어요?」
「아버지는 바쁘고, 또 하나의 리즈는 잠꾸러기였고」
싱긋 띄우는 웃는 얼굴은 거짓말로 보이지 않아서, 엘리자베스는 「정말의 여동생은 아니지만」이라는 발언은 삼가해 두었다.
눈앞에는,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베이컨과 오믈렛, 토마토와 양상추가 담긴 접시가 옮겨진다.
둥근 빵도, 접시에 담겨져 있다.
식전의 기도를 바친, 나이프와 포크를 손에 든다.
오믈렛에 나이프를 넣자, 달걀이 흘러넘친다. 그것을 한입 크기로 잘라, 입으로 옮겼다.
조식의 맛에 눈을 부릅뜨고 있자, 실베스터가 말을 걸어온다.
「――어제는, 칭찬받았어. 너에 대해」
터무니없는 방탕한 딸이라고 하는 악평은 흐르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기품있는 아름다운 아가씨라며, 실베스터에게 친한 친구들이 말했다고 한다.
「여동생다움을 남기면서, 귀부인다운 행동이 되는. 게다가, 고지식한 유인에게 굴하지 않는 배짱.나는 훌륭한 대역을 찾아낸 것 같다」
「어머,영광입니다」
「이대로 공작영애로서 있고,대신 있어 줬으면 싶을 정도로」
「농담이 아닙니다」
「어째서?」
진지한 얼굴로 물어져, 엘리자베스도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아침부터 우아한 생활을 체험했지만, 이것이 몇 개월, 몇 년이나 계속되면 질릴 것이다.
그리고, 귀족 사회의 가면은 아무래도 서툴렀다.
「불편없는 삶을 약속하고, 결혼 상대도, 네가 바라는 좋은 남자를 찾아 오는데?」
「괜찮아요. 당신의 말이 되다니, 하룻밤으로 충분해요」
「과연」
확실한 망설임 없는 대답을 듣고, 유쾌하다는 듯이 웃는 실베스터.
엘리자베스는 부채를 벌리고 입가를 숨기고, 힐끗 노려본다.
「저에게, 그런 뜨거운 시선을 향하는 여성은, 네가 처음이다」
「그렇겠죠. 저처럼 , 원망스러운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는 여성은 없겠죠」
「원한…그런 뜻이었나.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해서, 착각을」
「아무쪼록 자유롭게」
아침 식사를 끝낸 실베스터는, 신문을 읽으면서 말을 건다.
그 모습은 즐거워 보여서, 엘리자베스를 조용히 격정시키고 있었다.
실컷 즐긴 뒤, 출근 시간이라고 말하며, 일어선다.
「그럼, 갔다 올게. 귀가는 늦으니까, 기다리지 않아도 돼」
「걱정하지 않으셔도, 먼저 자고 있겠습니다」
「그걸 듣고 안심했다」
옆을 지나, 떠나가는 실베스터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는 엘리자베스.
「그럼, 다녀올게,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가 앉은 의자의 등에 손을 얹어, 얼굴을 들여다 봤다고 생각했더니, 뺨에 키스를 하는 실베스터.
흠칫해서, 무심코 뒤돌아본다.
하지만, 당사자는 등을 돌려, 손을 흔들고 있는 중이었다.
가족과 인사의 키스를 하는 것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건 친한 사람끼리의 이야기.
어제 만난 직후의 두 사람이 할 만한 행위가 아니다.
엘리자베스는, 분노로 떨린다.
건방진 태도를 취해서, 괴롭힘을 해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베스터・오브라이언, 용서못해,절대로…」
엘리자베스의 중얼거림을 들은 식사 담당이,너무 박력에 식기를 바닥에 떨어진다.
다행히, 부드러운 융단 위라서 깨지는 일은 없었다.
엘리자베스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고, 주위의 하인이 공포에 떨게 하기엔, 지나칠 정도로 박력이 있었다.
◇◇◇
아침 식사 후, 두번째의 탈의를 제안되었다.
오후용의 드레스가 몇 벌 준비되어 있고, 엘리자베스는 분홍색 심플한 디자인을 선택했다.
준비를 끝낸 후, 저택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좋다고 들었으므로, 물색하고 있다.
도중, 서재를 발견해서, 안에 있던 책을 몇개 가지고 방에 돌아왔다.
시녀가 홍차와 과자를 옮겨온다.
레몬과 오렌지 풍미를 담은 홍차를 우아하게 마시며, 책을 읽는다.
창문 밖에 있는 나무들은, 완전히 물들고 있었다.
왕도에 오고나서 2년.
엘리자베스는 계절의 변화에도 모를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바람에 휘날려, 사르륵 내려오는 붉은 잎을 아름답게 생각한다.
여기서의 생활도,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시녀가 와서, 귓속말을 한다.
「쉬고 계실때, 죄송합니다. 엘리자베스 아가씨를 만나고 싶다고, 아리스・센츠베리 후작 아가씨가 와계십니다만」
「뭐라고요?」
어디까지나 상냥하게, 속삭이듯이 시녀에게 물었다.
하지만, 속에서는 초조함 같은 것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조용한 시간을 방해받은 것도 싫었고, 예고 없는 방문이라는 건, 완전히 예의가 되지 않았다.
분명, 일부러 한것이라고 단정짓는다.
방문해 온 아가씨는, 엘리자베스에게 무엇인가 불평이라도 하러 온거겠지.
한숨을 억누르며, 대신에 미소를 시녀에게 향했다.
「그렇다면, 몸단장을 하지 않으면. 이대로의 모습으로는, 실례가 되어요」
시녀를 떨게 만드는 악마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고는, 본인은 알 길이 없다.
공작 영애 엘리자베스・오브라이언, 교제 관계 (0) | 2019.0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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