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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했더니 로리엘프가 되어버렸던 건

웹소설/단편

by Yeonli 2019. 6. 2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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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노메군,죽었데」

「어째서?」

「몰라. 장례식은 이번 주말이래. 크리스마스 이브」

「아하하.크리스마스 이브라니…무슨 의식이야. 부활이라도 할 생각이야?」

「그러니까 평범하게, 장례식」

「에? 정말로 죽은거야?」

「응. 그럼, 그런 걸로」

중학교의 동급생에게서, 몇 년만에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듣는 이름은, 십년 사귄 전 남친의 예기다.

이 때는 아직, 특히 감회도 없었다. 현실감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고맙다고조차 생각했다. 그럴게 장례식이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것이다.

27세의 여자가 아무 예정도 없다니, 너무 부끄러워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다. 그럴빠에 장례식이라도 예정이 있는 편이, 다소 낫다.

하지만ㅡㅡ이상한 일도 다 있네. 시노노메 사인을, 누구 하나 모르기 때문이다.

그의 장례식은 일반적이었다.

작은 홀을 전세내서, 나름대로의 꽃에 둘러싸여, 관에 들어가, 하얀 옷을 입은 유체들은 심하게 보편적이다.

그러나 그 얼굴은 창백하고, 아첨으로도 편하지는 않았다. 억지로 얼굴을 형성했다고 알 정도로, 뺨의 근육이 굳어져 있다. 다만, 그건 추한 얼굴을 수정한게 아니다, 웃는 얼굴이다. 만면에 웃는 얼굴을, 보통으로 한 것 같은 형태. 당장 「히히……」라고 특유의 웃음소리가 들릴 것 같았다.

드디어 나에게는, 의혹이 들끓는다. 시노노메는, 자살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웃고 있다니, 미친 걸까?

뭐, 시노노메라면 좀비가 되는걸 바래서 자살해도, 결코 이상하지 않다ㅡ그렇게 생각하는 건, 내가 그의 성벽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혹은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체를 보고 남자의 성벽을 떠올리다니, 웃기지만 실례였다.

분향의 방식은, 친척 분들을 보고 어떻게든 이해했다. 하지만 임시 방편인 느낌을 부정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염주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 이래서는 분향을 해도, 시노노메의 영혼이 편안해질 것 같지도 않다. 마음 속에서 「미안」라고 중얼거리며, 사과해 두었다.

뭐, 십년이나 사쉰 인연이다, 용서해줘.

장례식이 끝나자, 동급생들끼리 모여서 시노노메의 추억 이야기를 했다.

그녀석은 좋든 나쁘든 오타쿠라, 눈에 띄지 않는 존재였다. 그러니까 친구도 적고 , 친구라고 불리는 존재도 없다.

그래도 나와 그가 중학교 시절에 사귄건, 내가 숨덕에 가출 소녀였기 때문이겠지. 웃기는게, 그 녀석은 오타쿠면서, 성욕이 강했다.

무엇보다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할 장소가 아냐. 나랑 시노노가 사귀고 있다는걸 아는 사람은, 이 자리에는 없다. 즉 나는 나의 추억을, 여기에는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다.

「시노노메는, 어째서 죽었어?」

여기도, 내 물음에 대답하는 자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 부모님에게 거침없이 확인될 정도로, 내 정신은 강하지 않다.

나는 서둘러 장례식장을 나와, 집에 돌아가려고 했다. 도중ㅡ 친척 아마, 시노노메 어머니에게 불렸지만, 화장터까지 갈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 안에서, 아무래도 그는 아직 죽지 않은 것 같다. 아니 죽지 않았으면 했을지도 모른다. 근데 뼈를 봐 버리면, 어쩔 수 없이 끝나버리기 때문에.

그래서, 불러 세워져서 조금 울었다. 헤어지고 있었는데 여성스럽지만, 헤어지고 있었기에, 아마 울었다.

신기하게도, 집에 돌아갈 마음이 생겼다. 시노노메를 나름대로 회상하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고, 그가 왜 죽었는지, 실마리를 갖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집에 돌아가니, 어머니가 눈을 둥굴게 뜨고 몹시 놀라고 있었다. 내가 갑자기 상복으로 나타난 것이니까, 당연하다. 나는 오늘의 귀성을 전하지 않았다.이것도 아마도, 슬펐으니까. 돌아갈온이유를 질문받았을 때,「시노노메의 장례식」이라고 말하고 우는 자신을 상상했돈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도, 그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친구가 죽었어. 그러니까……」

한마디 전하자, 어머니는 「그래……」라고만 말하고 차를 홀짝거린다. 코톤하고 소리가 났다. 낡은 코타츠 위에, 찻잔을 내려놓은 소리다. 이 코타츠도,내가 중학생 무렵에 산 것이었다.

갑자기 눈물이 밀려온다.시노노메의 시체가, 뇌리에 되살아났다. 심정을 말하지 않는 시체ㅡㅡ시체가 심정을 말하면, 그건 시체가 아냐. 나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비웃으려고 한다. 하지만 실패다. 어떻게해도, 위 속에서 슬픔이 치밀어 오른다.

어머니가 「누가 없어진 거야?」라고 물어오지만,대답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과거의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무릎을 움켜 쥐고 웅크렸다.마치 중학생 시절로 돌아온 듯한 심경이다.

――――

27살도 되고, 아르바이트 따위라고, 집에 돌아갈 때, 평상시라면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게 된다. 특히 동생이 취직하고 나서는, 더 심해졌다.

지금, 시골은 부모님 두 명만 살고 있다. 아버지는 지방 공무원이고, 어머니는 전업 주부. 솔직히 말해서 저로서는, 부모님의 삶의 방법을 이해 못하겠다.

그저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식사하고, 가끔 여행에 가서, 푸념을 말하고 ㅡㅡ 시기가 오면 죽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즉, 바보취급 하고 있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시작한게 아마, 중학생 정도였다.

그래서 난, 자주 가출을 했다.

가출이라고 해도 친구의 집에 가는 정도로, 별일 아니었다.

뭐 ㅡㅡ중학생으로서는 조금 조숙했으려나. 같은 생각을 하는 남자애와, 그걸로 사이가 좋아져서, 사귀었으니까. 그게 시노노메였다.

그녀석은 가출도 하지 않았고, 부모님에게 반항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마음은 누구보다도 자유로웠다고 생각한다. 그 녀석의 진심을 알고 있는건 나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내 본심을 알고 있던 것은 그 뿐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이 연결되면, 신체도 맺어지고 싶다고 생각하는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지금 생각해보면, 보통은 위대하다. 다만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적당한 불만 밖에 가지지 않고 , 그 나름대로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약간의 불만을 안고 죽어 간다. 이게 가능하면, 분명 인간은 행복하게 될 수 있다.

분명 시노노메는, 나를 그런 식으로 해주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싫어졌다. 그러니까 헤어졌다. 싫아하지 않았는데…또, 눈물이 흘러내렸다.

무릎을 안고 있자, 어느샌가 창문으로 들어오는 석양이, 매끄러운 네모난 상자에 부딪치고 있었다. 낡은 노트북이다. 본체의 옆구리에서 코드가 뻗어 있다. 그 앞을 콘센트에 넣고, 나는 그걸 기동시켰다.

벌써 서포트가 종료한 OS가 일어서, 푸른 화면이 펼쳐졌다. 그 중에 하나의 파일이 있다.

『전생했더니 로리엘프가 되어버렸던 건』

「풋…」

무심코 공기가 새어나온다. 지난 날 시노노메가, 기억 속에서 쑥스러운 듯이 웃고 있었다.

이건 옛날에, 시노노메가 쓰고 있던 소설이다. 나도 여러가지와 협력해 준 기억이 있다. 자신이 여자가 되서, 친구와 이것 저것을 하는 이야기다.

생리의 일이나 어디가 기분 좋은지 등, 꼬치꼬치 캐물어져서, 팬 것 조차 기억에 새롭다. 마치 어제인 것 같다.

거기에 이건 당시, 누군가가 되고 싶지만, 누구가 되면 좋을지조차 모르는 나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부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즉 나는 시노노메가 이 작품을 쓰고 있었으니까, 소설가가 되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니 지금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소설을 쓰고 있다. 뭐, 상황적으로는, 이 만남이 반드시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뭐ㅡ알바라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고, 부모님에게는 식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룸살롱이다. 그것도 27살이 된 지금, 할망구라고 불리는 시말이니… 수입도 줄어들고 있다.

그거야 젊었을 때는 시급 4000엔이나 5000엔이라던가 받고, 밤의 수시간만 일하면 생활이 됐다. 그걸로 소설도 쓰고 있었지만ㅡ지금은 역시 한계를 느끼고 있다.

지명을 부르지 않으면 차가운 시선으로 보여지고 , 지명을 취하기 위해서는 시간 외에 라인이나 전화, 식사를 하거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솔직히 나는, 거기까지의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애초에, 나는 술을 못한다. 지명을 받기 위해 응석부리고 술을 마셔도 무너질 뿐이고, 애프터로 무너져서 위험한 일을 당한 적도 있다…아마 , 빠질 때 겠지.

하여튼, 미래의 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어쨌든, 이 오래된 컴퓨터를 가지고 돌아가는 것이다. 좋은 일은 서두르라고 생각해서, 곧바로 일어서서 집을 뒤로 했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시노노메의 일을 생각하고 싶다. 그가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왜 죽었는지ㅡ나 정도는, 알아도 좋을 것이다.

「저녁밥 정도는 먹고 가도 괜찮잖아――」

현관 너머로 들리는 어머니에게 감사를 표하고, 나는 버스정류장까지 달렸다.

시골의 버스는, 한시간에 한개. 이미 저녁을 맞이하고 있다. 잘못하면, 집에 도착할 무렵에는 12시를 지날지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시계의 바늘과 나쁜 결과가 드러난 시간표를 교대로 보고, 나는 한숨을 토한다.

하지만 서둘러도 어쩔 수 없고, 당황할 이유도 없다.

나는 뒤를 돌아보며, コ의 자형으로 늘어선 벤치 구석에 앉았다. 그 순간 지붕이 겨울 바람으로 흔들리고, 당장이라도 날아갈 같다. 겨울의 시골은, 왠지 쓸쓸한 분위기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노트북의 전원을 넣었다. 다소 충전해놔서, 당분간은 괜찮을것이다. 나는 「로리엘프가 되어버렸던 건」을 클릭해,문장을 불러냈다.

「트럭에 치인 결과, 신을 만나 이세계에」라고 하는 흔해빠진 시작이다. 하지만, 어딘가 나는 걸리는 부분을 느꼈다.

이 주인공은, 어쨌든 죽었다. 죽어 이세계로 가서, 로리엘프가 된다. 시노노메의 죽음과, 어딘가 링크되 있는 것 같았다.

그럴리는 없다고 머리를 흔들어봐도, 그가 스스로 바래서 죽은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세계에 가다니, 바보같은 발상이다.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다.

결국, 나는 만 문자 정도 쓰여진 서투른 소설을 끝까지 읽고, 휴우 하고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버스 정류장의 오두막에 어두운 형광등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어느새, 몇 개의 버스가 지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은, 의외로 밝다. 보면 눈이 쌓여, 가로등의 빛이 반사되고 있다.

나는 하품을 하고, 졸린 눈을 비빈다. 어제는 별로 잘 수 없었다.

다시 버스정류장을 확인하고, 다음에 오는 버스를 알아보려고 했을 때, 나는 벤치에 누워있는 소녀를 발견했다.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던걸까? 소리도 없이, 어떻게 나한테 접근한 걸까?

아니, 아마 다르다. 나는 이 존재를, 분명 알고 있다. 바보같다고 생각하는 반면, 확신 같은게 있었다. 나는 여자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저기, 괜찮아?」

여자는 녹색의 옷을 입고, 신문지를 몸에 휘감고 떨고 있다. 꽉 닫힌 눈에서, 작은 눈물방울도 보이고 있었다.

「――추워」

내 예감이 맞다면, 이건 시노노메다. 미쳤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녀석의 목적은 전생이었다.그것도 로리엘프가 되는 것이라면,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죽은 이유도 설명이 된다.

「이걸――」

나는 코트를 여자아이에게 주고, 생긋 미소지었다.

「고마워…」

여자는 고개를 움직이며, 눈을 뜬다. 긴 속눈썹이, 살짝 흔들렸어. 여자의 눈은 녹색고, 틀림없이 미소녀다. 황금색의 머리카락에서 들여다 보이는 귀도, 가늘고 길다.

그야말로 완벽한 로리 엘프. 본래라면 외계 생명체 발견이라고 해서 , 소란피울 정도겠지. 그러나 지금의 나에게는, 짐작가는게 있다.

왜 로리엘프가, 이런 시골에 있는 것인가. 그리고 내 앞에 나타난 것인가ㅡ 대답은 하나밖에 없다.

「저기, 시노노메. 시노노메지?」

로리엘프의 눈이, 공포로 경직되어 있다. 그리고 울리지 않는 휘파람을 불었다.

「휴우~~」

「시노노메? 이걸 위해서 죽은 거야? 로리 엘프가 되기 위해서?」

다시 한번 더, 묻는다. 그리고 , 그녀를 껴안았다. 간신히 대답한 로리 엘프의 목소리는, 짜내듯이 희미하고, 차분하다.

「맞…아」

「뭐야…… 적어도 내게는, 말해줘도 좋잖아요. 걱정했ㅡ아니, 슬펐으니까, 정말로」

「슬펐어? 바보같은 말 하지 마……」

「바보같은거라니……」

로리 엘프는, 내게서 조금 몸을 떼어 놓았다. 황금 빛의 찰랑찰랑한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복숭아 같은 향기가, 그녀의 전신을 뒤덮고 있었다.

로리엘프는 얼굴을 찡그리고, 관자놀이를 누르고 있다.

그러고나서 두번, 세번 눈을 깜빡이고, 맑은 소리를 낸다. 하지만 그 말은, 내 마음을 꽉 조였다.

「그럴게, 너에게 차인거야…나. 그렇다면 이제, 로리 엘프가 되는 정도밖에, 할 일 없잖아…」

「바보인거야? 음, 바보야…알고 있었어」

로리 엘프가 된, 작은 시노노메의 몸을 껴안았다. 굉장히 차갑다. 당분간 안고 있자, 나는 자신이 잃어버린 것의 크기가, 터무니없는 것이었다고 간신히 깨달았다.

갑자기 시노노메가 내 뺨에 손을 뻗어, 엄지를 눌러 온다. 아무래도 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지, 그걸 그녀가 닦아 준 것 같다.

「그런데, 어째서 눈치챘어?」

로리 엘프가 코트를 나에게 돌려주고, 그 대신 무릎 위에 앉는다. 자신의 몸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근성이 원망스럽지만, 코트를 걸치고 로리 엘프를 무릎에 올리자, 매우 따뜻했다.

나는 가방을 가리키고, 안에 낡은 노트북이 들어오는걸 전하고, 로리 엘프의 머리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 아아, 그런가」

끄덕이고, 로리 엘프가 나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가마 근처를 손으로 덮는다. 내가 키스를한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수줍어하고 있는 것 같다.

「뭐야. 내가 남자일 때는, 이런거 해주지 않았던 주제에」

불평을 하는 입이 뾰족하고, 엄청 귀엽다. 나는 그녀의 뺨을 가볍게 꼬집고, 잡아당겼다.

「그, 그만해…아, 맞아. 너한테 그럴 마음이 있다면, 말이지…」

「왜?」

「나랑 함께가지 않을래? 그래서, 같이 살자. 이번에는 애정이 떨어지지 않도록 할테니까…」

나는 로리 엘프를 무릎에 안은 채, 도로에 쌓인 눈을 본다.

다음 버스는, 몇 시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로리 엘프가 된 시노노메를 어떻게 설명하면 되지? 그런걸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점점 졸음이 강해져왔다.

「……좋아」

나는 반쯤 열린 눈으로, 로리 엘프에게 대답했다. 그녀는 웃으며, 손을 두드리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해냈다! 정말이지!?」

「그럴게 당신, 처음부터 그럴 생각으로…여기에 있었잖아?」

「히히……들켰는가」

「저기, 시노노메. 당신은, 왜 죽었어?」

「… …동사야. 자, 바로 뒤의 산에서. 괴롭지는 않았어. 다만 잠들 뿐이었으니까」

「자살……했어?」

「아아아……안타깝게도, 아니야. 함정에 걸린 너구리를 구하고, 넘어져 움직일 수 없게 됐어」

「바보네」

「하지만, 덕분에 숲의 가호를 받아서, 로리 엘프로 전생할 수 있었다는거야. 굳이 말하자면, 좋지?」

「그렇네……저기, 나, 이제 졸린거야…갈거라면 가고, 빨리 데려가」

「오케이. 미련은 없지?」

「없어……」

나는 끄덕이고, 눈을 감는다. 분명 나는, 죽겠지.

이세계에 간다는 것은, 아마 그런거겠지.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것보다 시노노메와 또 같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두근두근 했다.

「좋아, 가자. 눈을 뜨면, 그 앞은 이세계야. 이게,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눈을…… 뜨면……」

이걸로 나도, 겨우 진짜 행복을 잡을 수 있겠지. 눈이 떠도, 뜨지 않아도…….

그렇게 생각했을 때 체인을 감은 버스에 짤랑짤랑 소리가 울려 , 눈앞에 은빛의 차체를 멈췄다. 조금 전까지 팔 안에 있었을 터인 로리 엘프는, 어디에도 없다. 다만, 한 번 벗고 걸친 코트가, 바람으로 날아가 벤치 구석에서 흔들리고 있다.

무릎의 위에는, 전원이 꺼진 낡은 노트북이 놓여 있었다.

어디까지가 꿈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이었던 걸까――근처에는, 아직 복숭아의 향기가 감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나는, 모든게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이세계에 가는건, 또 다음에 하자. 안녕, 시노노메. 좋아했어,정말」

컴퓨터를 넣고 나는 일어서서, 버스에 탑승했다.

집에 돌아가면, 『전생하면 로리엘프가 되버린 건』을 소설 사이트에 투고하자. 주인공의 이름은 물론 『시노노메』로 바꾸고.

나는 역에 도착할 때까지, 이세계에 간 시노노메에 대해 생각했다. 분명 매일 즐겁게 보내고 있겠지. 버스 흐린 유리를 닦아 비친 내 얼굴은, 눈물의 자취를 남긴, 작은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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