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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면 된거야

웹소설/단편

by Yeonli 2019. 6. 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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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그리고 어떤 남자의 이야기를 하지.

나는 이 나라의 귀족 가문의 인간으로 태어났다.

이름은 말할 필요 없겠지.

그 남자도 나에게 이름을 물은 적 한번도 없고, 서로 자칭한 적도 부른적도 없었다.

비록 서로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고 해도 다르지 않은 것이었다.

남자에게 있어서 그건 필요 없는거였고, 아마 나에게도 필요 없는 것이었다.

남자에게 필요한 것을 나는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이외는 쓰레기같은 것이다.

그저, 이 나라의 귀족에게 있어서 그 이름은 널리 알려진 것이었다.

라고는 해도, 유명한 것은 나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가명의 쪽이지만.

나의 생가는 후작 가문이고, 나는 장녀라는 입장에 있었다.

실은 왕족의 혈통이 섞여 있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다.

그 당시, 나는 제1 왕자의 약혼자라는 입장이 있다.

그 어느것도 내가 자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던 것이었다.

그게 큰 은혜을 가져오고 있었는지, 그것을 아는 것은 내가 15세를 넘었을 때이다.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존경받고, 보호받는다.그런 은혜이다. 다만 나에게는 그것이 은혜이라고 알 수 없었다.

어쩔 수 없겠지. 당연히 있는 물건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실제로 잃어버리지 않으면, 깨달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소중함을 알았을 때의 일이다.

아까도 말한 대로, 15세의 때 나는 그것을 알았다.

알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거칠 필요가 있었다.

그때는 약혼자인 왕자가 주최한 다과회 자리에서의 일이다.

한명의 도적이 다과회를 습격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건 도적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제1 계승권을 가진 왕자는, 목숨을 노려지는 일이 많았다.

노리는 것은, 물론 다른 왕자들. 제2 이후의 왕자님들이다.

그러니까, 그 도적도 그런 제1 왕자의 목숨을 노리는 자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럴게 도적은, 일직선으로 왕자를 향했다. 오른손에는 나이프를 들고 있었다.

그러나, 무모한 돌격을 하던 도적은 호위의 기사에 의해 어이없이 잡혀 버린다.

도적은 눌려 나이프를 떨어뜨리고, 땅에 억눌렸다.

그래서 방심한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라고.

하지만 그것은 실수였다. 남자는 마술사였다. 왕자의 호위에게 자신을 붙잡게 하고, 처음부터 기사라는 고기의 벽이 없어진 왕자를 노릴 생각이었던 것이다.

나이프를 떨어뜨리고,아무것도 잡히지 않은 손에는 어느새 작은 화구가 있었다.

그 일에 아무도 깨닫지 못했다.

나 이외에는….

그러니 난, 왕자를 지키는 벽이 되기로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다는 일심이었다.

마법의 재능이 없는 나에게는, 마법을 막기 위한 마법을 일절 사용할 수 없었다.

가능한 일은, 그 몸을 내미는 것 뿐이다.

방출된 화구는 나의 몸을 태웠다. 몸의 왼쪽 반에 격렬한 통증이 내달렸다. 게다가 아픔은 한순간 뿐만이 아니라, 길게 내 몸을 괴롭혔다.

이윽고, 나의 몸을 계속 불태우는 불길이 호위 기사에 의해 지워져, 나는 겨우 괴로움에서 해방되었다.

그저, 그 괴로움의 보람이 있어서, 왕자는 상처하나 없었다.

그것이 기뻐서,나는 왕자에게 미소지었다.

그러나, 왕자는 무서워하고 있었다. 두려움으로 굳은 표정으로, 나에게서 눈을 돌렸다.

내 모습은, 이제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몸조차도….

나를 굽는 불꽃은 나의 반신으로부터 물기를 없애고, 매끄러운 피부를 빼앗았다.

살이 부풀어 올라, 마치 뱀이 기어가는 것처럼 화상을 입었다.

그 사건이 있고 나서, 나는 제1 왕자의 약혼자라는 입장을 잃었다.

그걸 경계로, 한 번도 왕자와 만나는 일도 없었다.

약혼자의 입장은 나의 여동생으로 옮겨졌다.

나는 사랑 받는 것도, 존경받는 것도, 보호받을 일도 없었다. 대신에 모두에게 미움받고, 업신여겨지고,멸시받게 되었다.

그것은 가족도 예외가 아니라, 여동생이 회복했다고는 해도 후작 가문에 먹칠을 한 나에게 아버지는 차가운 눈을 향하게 되었다.

사람으로서의 형태를 잃어버린 나의 이야기는, 사교계에 자주 이야기에 나왔다고 한다.

사건 이래, 밖과 격리되어 저택에서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게 된 나는 여동생에게서 이야기를 듣는 것 밖에 할 수 없었지만, 그런 것 같다.

그러고보니, 여동생만은 나를 따라주고 있었다.

외형의 섬뜩함으로, 얼굴을 경련시키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었던건 기뻤다.

그런 나에게, 그 이후 혼담 이야기가 오는 일 따위 있을 리도 없고, 나는 2년정도 집에 갇혔다.

다음으로 밖으로 나갈 수 있던건, 수도원으로 보내지는 순간이었다.

그건 암묵적으로, 나를 집에서, 아니, 귀족사회에서 추방한다는 의미였다.

밖으로 나올 때, 오랜만에 만난 어머니로부터 선물이 있었다.

머리에 천을 붙인 듯한 장식품이었다. 이걸 쓰면, 내 얼굴 절반을 천으로 숨길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자비로, 주어진 것에 나는 기쁨을 느꼈다.

「감사합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한마디 감사의 말을 했다.

그리고, 나를 수도원에 보내기 위한 마차에 올라탔다.

배웅하는 가족을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가족의 모습을 봐버리면, 마지막이니까, 여러 말을 토해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나니까, 적어도 끝까지 보기 흉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가치가 없어진 나에게 남은 것은, 후작 가문이라는 입장이다.

그 프라이드가, 그 때의 나의 마음을 둘러싸고 있었다.

나 한 명을 실은 마차는, 나의 끔찍한 모습에서 시선을 피하게 하기 위해 눈부셨다.

내가 타는 마차에서 짐을 실은 마차가 따르고, 두대의 마차를 호위의 병사들이 지키고 있다.

근데 그건, 내가 도중에 달아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배려로 보였다.

잘못되더라도, 결코 내 존재가 눈에 띄지 않도록, 감시하기 위한 것 같다.

아버님으로부터 엄명을 받았겠지. 그냥 호송 임무인데, 병사들은 보기에도 긴장하고 있었다.

정작 나 자신,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는데 고생한다.

돌아가는 바퀴의 진동에 몸을 흔들면서, 나는 고향의 풍경을 눈에 새길려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적어도 그 때의 나는, 질리지도 않고 가족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 한사람이 여기에서 떠나, 자유를 버리면 집은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고 끝난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를 태운 마차가, 드디어 영토의 끝까지 왔다.

앞으로 들어가는 산길을 지나면, 태어나고 자란 영과 영원한 이별이다.

나는 감회가 복받혀,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눈을 감고 필사적으로 견뎌도, 마치 쥐어 짜내 듯이 눈꼬리에서 눈물이 흘러넘쳤다.

그로부터 잠시 동안, 나는 슬픔을 견디는 일에 전념하게 되었다.

겨우 눈물이 그치기 시작했을 무렵, 마차는 숲의에 한창이었다. 마차 창문에서 보이는 풍경은, 나무들밖에 안 보이게 되어 있었다.

그때였다. 내가 그 남자와 만난건….

그것은 일순간의 일이었다.

피융이라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고 생각했더니, 동시에 나를 둘러싼 상황이 바뀌었다.

생각하면 그건, 주위의 동료에 대한 신호였던 것이다.

나를 실어 나르는 마차의 일단에, 30명을 넘는 남자들이 모여 있었다.

아마 그들은, 도적이다. 이 마차의 짐을 노리고 덤쳐 들었다.

나무 그늘에서 뛰쳐나온 남자들에게, 호위 기사들은 놀라면서도 응전한다. 나는 그 모습을 창문에서 보고 있었다.

나의 눈앞에서, 기사 한 명이 베인다. 그리고, 기사를 벤 도적이 두명의 기사에게 살해당했다.

처음 보는 생명을 건 싸움에 나는 단지, 떠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수로 우수하고, 싸움에 익숙한 도적들을 상대로, 기사들은 순식간에 괴멸했다.

어느 사람은 베어 죽고, 어떤 자는 도망치고, 그 자리에 호위 기사는 남아있지 않았다.

혼자 남겨진 나는, 지금부터 자신이 어떻게 되는지, 그걸 생각하고 공포했다.

우리가 탄 마차의 문이 열린다.

그렇게 떠는 나의 앞에 그 남자가 서 있었다.

상반신 알몸으로, 흰 바탕에 파란색 무늬가 들어간 속옷만을 입고 있던 남자다.나이는 젊고, 알몸의 몸은 단련해서 우람했다.

얼굴은 천진난만함이 남아있고, 왼쪽에 묶여있는 검은 안대의 날카로움이 언밸런스하게 보였다.

「가하하」

남자는 나를 보면서, 지금까지 들은 적 없는 종류의 천한 웃음 소리를 냈다.

나에게 가까워져 오는 남자. 공포로 발이 움츠린 나는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살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되어서 움직일 수 없었다.

「이거 좋네. 보물만이 아니라, 여자도 있다니」

남자는 추잡하게 웃는다.

이 남자는, 나라는 여자를 원하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자, 조금은 공포가 누그러졌다.

혹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남자가 나의 몸에 닿았다. 동시에, 나는 얼굴에 천을 벗었다.

화상 자국이 남아있는 피부가 드러난다. 남자의 움직임이 멈췄다.

「이래도?」

이런 용모의 여자를 안고 싶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록 도적 같은 미천한 인간이라도 , 그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나라고 하는 여자는, 그런 인간조차 기피되는 존재인 것이다.

「가하하」

하지만남자는 변함없는 표정으로 웃는다. 나는 의아하게 생각해서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내 어깨에 투박한 손을 댄다.

「여자는, 구멍만 있으면 좋은거야」

그 말에 절망했다.

나는 실패했다. 거칠고 야만적인 인간이라는 것은, 여자의 외모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 말대로, 물건처럼 사람을 보고 행동하는 생물인 것이다.

적어도, 내 눈 앞에 있는 그 남자는 그런 인간이었다.

나는 남자에 의해서 강간되어서, 실의에 마음을 쥐었다.

남자의 눈 앞에서 망측한 모습을 보여, 보기 흉하게 누워있을 수 밖에 할 수 없다.

「가하하! 꽤 좋았어. 마음에 들었다. 곁에 놓아주겠다」

남자는 상스럽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나에게 치욕을 준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고, 남자는 내 자유조차도 빼앗기로 한 것 같다.

나는 남자의 전리품으로서, 숲의 안으로 끌려갔다.

말위에, 남자는 나를 껴안듯이 동승시켰다.

나는 저항할 수 없었다. 비록 나를 겁탈한 더러운 상대의 팔에 안기고 있어도, 그것을 거부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나의 실의는 컸다.

아니, 그런 상대에게 더럽혀진 나 또한, 분명 더러운 것이 틀림없다.

이때 저는, 여러가지 물건이 망가진 것 같았다.

지금까지의 상식, 세계관, 가치관, 사람을 보는 방법, 그리고 마음.

모든 것이 부서진 것이다.

신분도 입장도 있을 곳도, 모두 잃었다.

귀족으로서의 나는 죽고, 그리고, 새로운 자신으로 다시 태어났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이후의 인생을 살아가자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자에 끌려간 나는, 숲의 안에 있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아마, 도적이 근거지겠지.

거기에는 수십명의 인간이 살고 있었다. 여성이나 아이가 많고, 돌아온 도적의 일당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은, 사냥하러 갈은 남자들을 기다리는 가족 같은 광경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남자들이 한 일은 사냥이라고 부를만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냥 대상은 인간이었지만….

도적의 근거지이라기보다 보통의 마을로 보이는 취락이었다.

나는 취락에 짊어져서 운반되었다. 거기에 여성에 대한 매너는 없다. 짐을 옮기는 것 같은 감각으로 옮겨졌다.

정말 야만적인 남자다.

「가하하하핫!」

나를 메고 걷고 있는 남자는, 시종 기분 좋게 웃고 있었다.

이 야만적인 남자는 잘 웃는다.

무엇이 즐거운걸까?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싶어지는 듯한 타이밍에 남자는 웃는다.

그렇게 해서 향한 곳은 마을의 다른 건물보다, 조금 더 큰 집이었다.

남자에게 안긴채로, 나는 집의 안쪽으로 옮겨진다.

그리고, 많은 짚이 깔린 방에 내려졌다.

여기는 침실이라고 봐도 괜찮을까? 그렇다면, 이 남자는 나를 여기에 살게 하려는 생각인가.

만약 그렇다면, 나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나는 옷 자락을 꽉 쥐었다.

그 남자의 말로 한다면, 나는 「구멍」이 되는 것이다.

「도망쳐도 좋지만, 소용없다고 생각해라. 밖에는 사람도 많이 있고, 밤에도 파수의 부하가 있으니까. 갸하하」

그만큼 말을 남기고, 남자는 방에서 나갔다.

이 방에는 문이 없다. 있는 것은 입구를 숨기는 천 뿐이다.

남자가 천을 빠져 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남자는 곧 바로 돌아왔다.

그 오른쪽에는, 마치 짐을 가진 듯이 한명의 노파를 껴안고 있었다.

혹시, 그것도「구멍」인가?

구멍만 있으면 좋은 것에도 정도가 있다.

「어머니, 이 여자의 뒷바라지를 해줘」

「그래 그래, 알았어」

남자가 말하자, 노파는 대답을 했다.아무래도, 그녀는 이 남자의 엄마 같다.

이 남자도, 과연 거기까지의 분별은 있었나.

남자가 나에게 요구하는 역할은, 아무 비틂도 없이 나의 예상대로였다.

남자는 나에게 이 방을 준 날부터, 매일 나를 안으러 방에 방문하게 되었다.

이 품위 없는 난폭한 남자에게 안기는 것은 불쾌함 이외의 무엇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에게 저항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매일밤, 다루는 대로 둔다.

굴욕적이고, 슬프고, 조용히 울었다.

그저,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딱히 불만도 없다.

귀족이였을 때의 생활을 생각하면 차이는 있었지만, 매일 식사가 나와 굶는 일도 없었고, 욕실에도 넣어 주었다.

남자의 어머니도 상냥해서, 남자의 말을 지키고 나를 돌봐주려 한다.

「아아, 벌써 점심이었네. 식사 준비할테니까」

「괜찮아요. 식사는 아까 받았으므로」

「그랬던가? 그렇구나. 이제 점심이잖아. 그 아이를 일으켜 주지 않으면」

「그 남자는 이미 나갔는데요」

「그렇네. 벌써 점심인걸. 식사 준비를 하지 않으면」

그러나, 이 노파는 나이가 너무 드신듯, 돌보게 해줄려고 할 뿐이었다.

보고 있는 것도 위태로워서, 노파의 보조를 하고 있자 자연스럽게 집안 일이 몸에 붙어 버렸다.

이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내 쪽이 노파의 시중을 들고 있는 형태가 되어 갔다.

「좋은 아가씨네. 너처럼 뛰어난 재능은 본 적 없어」

그런 걸 들었을 때,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너무 뻔한 아첨이라고 생각했다.

내 모습을 보고, 그런 말을 하는건 아니다. 혹은, 이 노파는 눈이 나쁜 것이다.

「그렇지, 않아요」

나는 자신의 얼굴의 절반을 어루만진다. 화상으로 타오른 고기의 감촉이 돌아온다.

그 손에, 노파의 손이 덮였다. 놀라,나는 노파를 봤다.

「아니, 능력 좋지. 얼굴따위, 나이를 먹으면 모두 엉망진창이 돼 버리는 거야. 하지만 너의 예쁜 장소는,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있는 거야」

애매해서, 불확실한 말이다. 근거는 없다.

내면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사귐이 짧은 그녀가 나의 뭘 안다는 거야.

하지만, 이 노인이 나를 인정해 주고 있는 것은 전해져 왔다.

지금의 나에게 이런 식으로 말해준 건, 그녀가 처음이었다.

뿐만 아니라, 집안 이외에 나를 인정해 준 사람도 역시 그녀가 처음이겠지.

나는 그걸 기쁘게 생각했다.

순간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마 쑥스러워서다.

「감사합니다…」

「너같은 애가, 그 아이의 신부로 와줘도 기쁘네」

안타까운뼈틀려. 나는 단순한 「구멍」이다.

하지만 노파가 기쁜것 같았으니, 정정하지 않았다.

그 세달 정도 지났을 무렵.

엉덩이를 얻어맞아 흥분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아연실색하고 있던 시기였다.

나는 자신의 몸의 변화에 깨달았다. 성벽적인 의미가 아니다.

생각하면 그런 전조는 있었던 것이다.

미각이 바뀌고 지금까지 좋았던 것이 그다지 맛있지 않았다.

갑자기 신게 먹고 싶어졌다.

배가 조금 부풀어 올랐다.

묘하게 배가 고프니까 잘 먹게 되고, 살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런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는, 임신해 있었다.

상대는 그 유명한 그 남자다.

나는 그 남자 이외에 안겼던 기억은 없다.

솔직하게 남자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그 야만적인 남자라도, 자신의 아이가 생겼다고 하면 무리한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라는 타산이 작용해서이다.

여기에 와서 몇번이나 저는 그 남자에게 안겼지만, 좋아서 안긴 적은 한번도 없다.

그 남자에게는 오히려 원망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피부를 겹쳐도, 생기는 정따윈 일체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서 남자의 곁으로 향한다.

하지만, 남자를 만나러 가는 도중에, 문득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만약, 그 남자가 아이보다 자신의 성욕을 우선시하면 어쩌지….

나는 갑자기 불안을 느꼈다.

아이를 가진 다는 것은, 그 남자에게서 존재 가치를 잃는 일은 아닐까.

나는 일시적으로라도 「구멍」이 아니게 된다.

그때 그 남자는 어떻게 할까?

만약 그렇게 되었을 때의 일을 생각하면 무서웠다.

여기에서 쫓겨나는 정도라면 괜찮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을 때의 일을 생각하면 무섭다.

자신의 생명의 위험도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증오스러운 남자의 씨앗으로 품은 아이의 일도 걱정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죄는 없다. 그 남자 애이긴 하지만, 나의 아이기도 하다.

무체한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복도에서 발을 멈추고, 얼굴을 숙이고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가하하. 왜 그래? 그런 곳에서 서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굴을 올리지 않아도 그것이 누군지 알았다.

실제로 고개를 들자 예상과 다르지 않게, 상스러운 웃음을 띄우는 남자가 있었다.

나는 움찔했다. 여기까지 남자를 무섭다고 생각한 것은, 마차를 습격당했을 때 이후 처음이다.

「마침 좋다. 지금부터 방에 갈 곳이었구나」

내 방으로 온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나를 안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곤란하다.

잘못하면 아이를 잃는다.

남자 아이의 일을 전하는 것은 무서웠지만, 말하지 않아도 큰일이 되어 버린다.

나는 결심했다.

나를 끌고 가려는 남자의 가슴을 눌러, 멈춘다.

남자는 멈춰섰다.

「…아이가 생겼습니다」

말하자, 남자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놀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점차 남자의 표정은 원래의 미소로 돌아갔다.

다음에 남자가 말을 할 때까지의 시간. 그 시간은 불안해서, 묘하게 길게 느꼈다.

이윽고, 남자는 입을 열었다.

「가하하, 그럼 어쩔 수 없지. 쉬어라」

뜻밖에도, 남자는 쉽게 응했다.

남자가 나의 의지를 이렇게도 솔직하게 존중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저, 괜찮겠습니까? 저는 여기서 아이를 낳아도」

「어째서 그런걸 묻는거야?」

「안을 수 없는 여자는, 구멍이 될 수 없다구요?」

「아이가 생기면, 그만큼 일손도 늘어나니까 괜찮아. 가하하!」

남자는 바보 같은 기분이 되어, 박장대소했다.

솔직히 안심했다. 이런 남자라도, 중요한 곳에서는 사람의 길을 벗어나지 않은 모양이다.

방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자, 배의 안쪽에서 차였다.

당신을 위한 옷을 만들고 있는데, 뭐가 불만일까요. 좀 더 프릴이라도 붙이라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옷 따위 필요 없어. 라는 제멋대로인 의사 표시인가.

그런 이상한 아이가 태어나면 어쩌지.

이런 일을 생각하는 것은, 배의 아이에게 영양을 빼앗겨 약해져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남자의 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대식가라서 곤란하다.

나는 커진 배를 쓰다듬었다.

지금은 만삭이라, 언제 태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때였다.

「가하하」

「가하하」

방의 입구에서 두개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배에서 고개를 들고, 그쪽을 본다.

그러자 남녀의 아이가 방에 들어 왔다.

한명은 그 남자의 모습이 있는, 장난스러운 얼굴의 남자 아이. 또 한 명의 여자도 그 남자의 모습은 보이지만, 그 이상으로 나의 모습을 더 닮았다.

닮은건 당연하다. 이 두 사람은 내가 낳은, 그 남자의 아이니까.

지금, 배에 있는건 세번째 아이다.

그것보다 뭔가요? 어머니는 그런 웃는 법을 가르친 기억이 없습니다.

「어서오렴. 그리고, 그 웃는 방법은 그만두렴」

「어, 어째서? 아빠의 흉내잖아」

그래서 싫은거지만.

배가 아파서 낳은 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다르다.

아이들이 그 남자에게 따르는건 기분이 좋지 않다.

그 남자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벌써 3년 가까이 지났다. 아래의 아이에 관해서는 , 그녀에게 도움받은 적조차 없다.

이 아이들은, 거의 내가 봐 왔던 것이다.

자주 집을 비우고, 마음이 내킬 때 돌아와서, 나를 안고 또 나가는 것 같은 무책임한 그 남자가 그리운게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 납득할 수 없는 사태는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장남은 특히 현저하다.

그 남자를 동경하고 있는듯이 보인다. 말해도 이 웃음을 그만두지 않겠지.

그럼 적어도, 나는 여동생 쪽으로 돌아섰다.

「적어도, 여자는 그렇게 웃어서는 안됩니다」

「라면, 어떻게 웃으면 되는 거야?」

「숙녀는 「호호호」라든가「후후후」라고, 품위 있게 웃는 것입니다」

「알았어」

후일, 여동생이 「뇨호호」라든가「냐후후」라고 웃게 되었다.

단호하게 내 탓이 아니다. 틀림없이 그 남자의 탓이다.

세번째 아이가 태어났다. 사내 아이였다.

프릴이 가득 달린 옷을 입힌 그 아이를 속이고, 간신히 재웠을 때의 일이다.

어딘가를 나갔다 왔던 남자가 돌아왔다.

남자는 돌아오자마자 바로 내 방에 방문해서, 인사도 없이 「하하하」라며 웃으며 나를 밀어 넘어뜨렸다.

이런 물건 취급에도 익숙해졌다.

다행히, 한밤중이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은 이미 자고 있다. 그런걸 보이지 않고 끝나서 다행이다.

이 남자는 언제나 그런걸 신경쓰지 않고, 하고 싶어지면 넘어뜨리려고 한다.

이러니까 야만적인 사람은 질색이다.

「어이, 알고있나?」

남자가 갑자기 물어온 것은, 일을 마친 후의 일이다.

평소는 피곤해서 바로 잠들기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

「뭐를?」

「이 나라의 제 1 왕자는 암살된 것 같다」

일순, 무슨 말인지 몰랐다.

제1 왕자라고 해서, 누구였을까라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그와 만난 것은, 그 다과회가 마지막이다. 얼굴도 희미해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와 혼인을 맺은 여동생은 건강하게 지내고 있을까?

그 쪽이 더 상당히 마음에 걸렸다.

「그렇습니까」

「그렇다. 다과회에 숨어든 암살자에게 살해당한 것 같다」

「헤에…」

「그것 뿐인가?」

그 정도 밖에 감상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 상대의 이야기를 어째서 이 남자는 나에게 말하는 것일까?

나라는 인간의 것을 묻지도 않고, 다만 물건으로서 다루어 온 주제에.

왜 제가 제1 왕자와 인연 있는 일을 알고 있는걸까?

「가하하. 졸려졌다. 잔다」

남자는 느닷없이 말하고, 나의 몸을 껴안았다.

「자는 거지?」

「뭔가 안고 자고 싶었거든」

「그런가요. 부디, 마음대로. 아, 아이가 울을지도 모르니까, 너무 강하게 끌어안지 마세요」

「가하하…」

남자는 풀이 죽은 톤으로 웃으며, 마지못해 팔을 풀었다.

「저기, 엄마」

항상 남매는 둘이 같이 있지만, 그 날은 드물게 오빠쪽이 혼자서 나를 만나러 왔다.

나는 세번째 아이를 달래는 중이었다.

「무릎베개 해줘」

응석 부리듯이 오빠는 말한다.

아무래도, 남동생에게만 붙어있으니까 외로워졌군아?

「오렴」

말하면, 오빠는 기꺼이 내 무릎에 머리를 올려놓았다. 뒤에서, 나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화상, 만져도 돼?」

「자」

이 아이에게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나의 화상을 만지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건 갓난아기 때부터여서, 조금 울어도 화상을 만지면 울음을 그쳤다.

요즘은 일부러 만지러 오는 일도 없었지만, 그 버릇이 낳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어렸을 때는, 어머니의 흑자를 만지지 않으면 잠못드는 버릇이 있었다.

그것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있잖아, 엄마」

「무슨 일이야?」

「왕님 마을에 가면, 엄마 같은 미인이 잔뜩 있어?」

왕님 마을이라는건 왕도일 것이다.

「저는 미인이 아닙니다」

이런 얼굴로는, 아무도 거들떠도 보지 않을 것이다.

「흐음. 그런가」

「왜 그런걸 물었습니까?」

「나, 엄마 같은 예쁜 여자를 아내로 삼고 어. 아빠처럼」

안타깝게도 나는 엄마지만, 부인은 아니다.

그래서 그 남자처럼 되지마.

가뜩이나, 최근 얼굴도 성격도 닮아가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거 아빠한테도 말했는데. 얼굴로 고르다니 아직도 멀었구나 라고 말했어. 여자는 얼굴이 아니라고」

「그렇구나…」

그 남자로서는 드물게, 기특한 말을 한 것이다. 조금 감탄했다.

「여자는 구멍만 있으면 괜찮데」

전혀 웬일로 기특하지도 않았다. 그 남자는 어디까지나 그 남자다.

「신부는, 얼굴도 성격도 보고 선택하세요」

「응? 알았어. 엄마처럼 미인이고, 얼굴의 절반을 화상 입은 여자를 선택할게」

그건 그것대로 문제다. 혹시, 그런 특수한 취미를 가진건 내 탓인가?

살짝 불안하다.

잠시 후에 그 남자가 돌아왔기 때문에, 그 답답함을 해소와 이상한 일을 아이에게 가르친 제재로 때려뒀다.

이런 일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므로, 남자는 놀라서 당황하고 있었다.

그 얼굴이 재밌어서 조금 마음이 풀렸다.

요즘, 몸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깊은 화상을 입은 인간은, 보통 인간보다 몸에 무리가 오는 것이 빠른 것 같다.

깨닫고 보니 첫째 아들이 도적의 리더가 되어서, 그 여동생이 연인을 데리고 인사하러 왔다. 마지막의 아이도 제몫을 하게 되어, 형과 함께 도적이다.

그런 변화가 있으면, 내가 나이를 먹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 남자에게 안기는 것도, 최근 몇년은 없다.

분명 나에겐 이제, 도구로서의 가치조차 없어져 있다.

지금 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면, 집 처마 끝에서 그 남자가 만든 안락 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는 정도다.

그렇게 옛날을 떠올리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대로 나는 점점 움직이지 못하게 되서, 머지않아 수명이나 병으로 죽을 것이다.

그것이 나의 인생이다.

「가하하」

웃음소리가 들렸다. 보자, 나의 옆에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도 또한, 장남을 적목을 양보한 후는 편한 은거 생활에 한창이다.

매일, 취락의 어딘가에서 느긋하게 지내고 있다.

남자는 나를 내려다 보며, 미소를 짓는다.

조금 주름이 눈에 띄기 시작하고 있었지만 , 그 미소는 젊었을 때와 같다.

정말로 천하고 불쾌하고, 야만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뭔가?」

「여기에 서고 싶었을 뿐이다. 가하하」

「그렇습니까」

내가 대화를 끝내자, 남자는 말을 걸지 않았다.

그저, 이따금씩 생각난 듯이 「가하하」하고 웃는다. 특별한 의미 없는 웃음이다.

그런 남자를 올려다본다. 그러자, 남자는 내가 봐라보고 있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

이쪽을 훔쳐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입을 연다.

「언제까지, 저를 여기에 두는건가요?」

내가 묻자, 남자는 미소를 지웠다.

「왜, 그런걸 묻지?」

「지금 저에게, 곁에 두는 가치가 있습니까?」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최근 몇년이나, 저를 안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연령적으로 아이도 낳을 수 없고, 제가 여기에 있는 가치는 이미 없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물음에 답하자, 남자는 고민하듯이 숙였다. 어려운 얼굴을 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린다.

이윽고, 생각을 마치고 나에게 눈을 돌린다.

「가하하」

입을 열자마자 하는 건, 그 웃음이다.

남자는 앉아서, 나와 시선을 맞춘다. 팔걸이에 실린 나의 손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너는 내 옆에 있으면 되는거야」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있을 수 있는한 있죠」

나는 오랫동안 이 남자와 함께 있어서, 이 나이가 되어서, 최근 생각한다.

혹시, 이 남자는 나를 좋아하는게 아닐까? 라고.

물건에 향하는 것과는 다른, 애정 같은 것을 느끼는 것 같다.

착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착각을 해버리는 것이라면, 나 자신에게 그런 소망을 품을 이유가 있는거다.

아마, 나는 이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말은 나쁘지만, 반해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남자가 나에게 호의를 갖고 있다고 말할 때까지는,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지만.

만약 착각이라면 너무 괴로워서 기절해 버린다.

그래서, 아직 우리들은 이대로다.

그가 「좋아한다」고 한마디라도 나에게 고할 날까지, 나는 조용히 같이 있자.

손을 뻗는다. 남자의 손을 잡았다.

만족스럽게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으로 당기자, 남자는 간단하게 이쪽으로 움직였다.

「가하하」

야만적인 남자는 「가하하」 하고 웃었다.

바싹 붙을 수 있는 근처. 웃음소리가 제일 잘 들리는 장소.

앞으로도 쭉 그 곳이 내가 있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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