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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법을 사용하는 이유

웹소설/흑기사

by Yeonli 2019. 6. 24.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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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 왜 그래」

「그건 내 대사야」

스노우벨은 시선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이 있는 곳을 깨달은 듯 했다.

「…당신, 어째서 여기에 있는거야. 들어가면 안된다고 말했잖아」

「그야 숙녀의 방에 들어가는건 좋지 않겠지만…너, 쓸어진거야. 기억 안 나?」

「기억나지 않아」

이상하다는 듯이 대답하는 그녀의 얼굴은, 역시 창백하다.

나는 결심하고,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무슨 일이 있었어. 이 방, 결정투성이잖아」

「…………」

「대답해 스노우벨. 지금까지는, 네가 싫다면 마법은 듣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이렇게 되다니, 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소녀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지만, 내가 조용히 바라보자, 간신히 입을 열었다.

「…내 결정은, 비싸게 팔리는거야」

「…하?」

「투명한 상은, 본 적 없잖아. 내 이건, 가치가 있는거래」

나는 얼떨결에 그녀를 보았다. 스노우벨은 조용히 말한다.

「많이 만들면, 그만큼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나, 가능한 한…」

너무 심해서 입을 다물고 있자, 그녀가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카인?」

「남작이, 그렇게 말했지」

스스로도, 목소리가 떨리고 있는걸 알 수 있다.

끓어오르는 분노가, 가슴 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다. 남작은 이 아이의 마력을 사용해서, 돈을 벌려고 생각한 것이다.

「너는 이용되고 있어. 모르겠어?」

나는 무심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정신을 차렸다.

그녀가 몹시 상처받은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말이 지나쳤다.

「…알고 있어, 그런 건」

스노우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알고 있어.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건 이것 밖에 없는 걸」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작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버님은…나를 좋아하게 되지 않는거야. 그런데도 가치가 있다는 걸 알자, 조금 더 옆에 있어 준는거야. 나는 그래도 상관 없어」

「…」

나는 괴로워졌다. 침대 옆에 주저앉아, 소녀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미안, 말이 지나쳤어」

「괜찮아. 사실인걸… 알고 있었는데」

어깨를 떨고 있는 그녀를, 나는 꼭 껴안고 싶어졌다.

등을 쓰다듬어 주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녀를 겁주고 싶지 않아서, 대신에, 작은 손을 잡았다.

「…나는, 너 대신에, 너의 아버지에게 화를 내고 싶다」

천천히 곱씹듯이 말하자, 스노우벨이 얼굴을 올린다.

보라색의 눈동자는, 신기한 듯한 색을 띠고 있었다.

「만약 내가 그런 짓을 하면, 너와 아빠의 관계는, 나빠질지도 몰라」

꼬옥 그녀의 손을 잡는다.

「그러니까, 네가 싫다면, 이대로 돌아갈게. 하지만 결정을 만드는 것만은…」

「화내」

스노우벨의 눈동자가, 똑바로 이쪽을 똑바로 바라본다.

「이런 건 잘못됐다고,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나는 말할 수 없어」

울 것 같이 흔들리는 눈동자는, 그래도 강한 의지를 가지고, 나를 바라본다.

「나도, 그 사람이 봐주는 걸 포기할게. 당신이 있어 준다면」

「 나는 옆에 있어」

스노우벨은 눈을 감았다.

「…언제까지?」

「언제까지도」

그렇게 대답하자, 그녀는 조금 놀란 모습으로, 시선을 올렸다.

그 때다.

열어젖혀진 문에서, 누군가가 들어온다.

뒤돌아보자, 결정 너머, 방의 입구에 남작이 서 있었다.타이밍 나쁘게, 직장에서 돌아 온 것 같다.

「ㅡ카인군. 저택 안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했잖아」

조금 불쾌한 듯한 표정이지만, 냉정한 목소리로 남자는 말한다.

나는 한쪽 눈썹을 올렸다.

「…아까, 스노우벨이 쓰러졌다. …분명, 마력을 너무 사용한거야. 그 이유를, 당신은 알고 있잖아」

「딸의 간병은 이쪽에서 한다. 옮겨 준 것에는 감사하지. 자, 나가줘」

담담하게, 전혀 감사하지 않은 목소리로 남자는 말했다.

이 남자에게 맡겨서, 스노우벨이 회복되도, 또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게 당연하다.

나는 용기를 내서, 분명히 말하기로 했다.

「당신은 어차피, 또 스노우벨에게 마법을 사용하게 하는거져. 그녀의 결정체를 돈벌이로 사용하다니, 무슨 생각인거에요」

「이것은 우리 집안의 문제야. 나는 이 집의 존속에 공헌해 왔다. 너도 후작 가문의 아들이라면 알겠지. 스노우벨에게도, 같은 의무가 있다」

남작은 침대에 가까워져 온다. 억지로 나를 내쫓을 생각이다.

「그녀의 이건, 다르잖아」

나는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당신의 말대로, 각각의 집에는 의무가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딸이 쓰러질 때까지 하다니, 그런 건 부모가 할 일이 아니야」

「카인 군」

서늘한 눈에, 약간의 분노가 지나갔다.

「나가줘」

「싫다」

「딸은 내가 상대한다. 이쪽으로 내 놔라」

「………」

나는 드디어, 검의 칼집에 손을 댔다.

이 남자의 속셈은 보이고 있어. 나를 내보내면, 분명 그는 이제, 두 번 다시 이 집에는 들이지 않겠지. 정원에 이어지는 문조차, 굳게 닫아버릴 것이다.

그 이유에 충분한 정도로, 나는 이 집의 깊은 곳에, 발을 들여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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