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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붉은 장미

by Yeonli 2019. 6. 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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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볼 때마다, 아름답다는건 무슨 말일까 하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그 증거로, 거의 매일 남성에게 구애받았다.

돌아가시기 직전은 상당히 여위어 있었지만, 나에게 있어서 어머니가 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인 것은 변함 없었다.

눈을 깜빡이면, 거울에 비치는 여자도 똑같이 눈을 깜박인다.

고개를 갸웃거리면, 그녀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땋아 올린 흑발이 흔들리고,푸른 눈동자가 되돌아온다.

확실히 특징은 그대로 물려받았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다.

어머니는 무척 아름다운 사람이었는데, 그 어머니와 많이 닮았을 터인 나는 조금도 아름답지 않은 것이다.

뭐가 다른 걸까.

애초에, 아름답다는건 뭘까.

뭐로 사람은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다.

거울 속의 어두운 얼굴의 여자와 서로 바라보는데 싫증이 나서, 시선을 돌린다.

뒤에는 쓸데없이 화려한 방이 펼쳐져 있고, 부자의 젊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내부는, 이렇게 보고 있는 것만으로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까놓고 말해서, 나의 취미가 아니다.

가구도 벽지도, 커텐을 선택한 것은 나 자신이라 , 누구에게도 불평은 말할 수 없지만, 이렇게 냉정하게 바라보는 때마다 너무 화려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모르는 장소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아마 이 인테리어 탓이다.

이제 와서 어쩔 수도 없는 것을 미련스럽게 후회하며, 방에 충만한 달콤한 장미의 향기를 들이 마신다.

처음 무렵에는 머리가 아파졌던 냄새지만, 코가 마비되어 버렸는지, 지금은 불쾌감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인간은, 적응하는 생물인 것이다.

가면을 쓰고 있는 나날도. 비웃음에도. 차가운 시선에도.

「마음에 안 들어. 처음부터 다시해」

일부러인듯 한숨을 내쉬고, 거울에 비쳤던 가정부를 본다.

노려보았다, 라고 말하는 편이 맞을지도 몰라. 잘못말해도 우호적이지 않는 시선으로 돌아봤다.

그러자, 내 머리카락을 묶고있던 젊은 그 여자는 움찔 떨고, 겁에 질린 눈으로 거울 너머에 있는 음침한 여자를 바라본다.

「ㅅ, 사모님」

주근깨가 있는 사랑스러운 얼굴에 불안이 떠올라, 어깨 위에서 가지런히 잘린 붉은 머리가 흔들렸다.

그 메이드ㅡㅡ 클레어는 명백하게 당황하고 있고, 나는 그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고 있는데, 일부러 차갑게 단언한다.

「왜」

겨우 이 정도로 클레어는 위축해 버려서, 그 이상 아무말도 못하게 되버린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묶어 고치는 것은 이걸로 5번째다. 도대체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알려줬으면, 한다고.

솔직히, 클레어의 묶은 머리카락은 내가 보는한 완벽해서, 칭찬의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원래 손재주가 좋은 클레어는 머리를 땋아올리는게 능숙해서, 유행의 머리도 옛날부터 있는 머리도, 순식간에 묶고 만다.

자수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서투른 내가 보기에는, 그녀의 손재주가 좋은 것은 부럽다.

즉, 다시하라고 명한 것은 클레어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그녀는 나의 희망대로 제대로 머리를 묶었는데, 일부러 다시하라고 명령했다.

그것도,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라는 불합리한 이유로.

「들리지 않았어? 다시하라고 말한 거야. 빨리 해, 굼뱅이」

「ㄴ, 네. 죄송합니다, 사모님」

클레어는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이고, 시간을 두고 머리카락을 풀기 시작했다.

가냘픈 손을 잡고 사죄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 나는, 간신히 참고 날카로운 눈을 돌린다.

그리고 다시 거울 너머로, 이번에는 방의 구석에 서 있던 갈색 머리의, 클레어보다 연상의 차분한 분위기의 시녀를 보았다.

「리네, 역시 이거 그만둘래. 얼마 전에 산 사파이아의 목걸이를 가져다 줘. 그리고, 장식도 바꿀게. 진주의 비녀가 좋아」

「알겠습니다」

리네는 거스르지 못했다. 천천히 인사를 하고, 보석을 가지러 간다.

그녀는 3개월 정도 전부터 이 저택에 근무하는 하인으로, 나의 이기적임이나 제멋대로에도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담담하게 응하는 차분한 여성이다.

뭘 해도, 무슨 말을 해도 동요하지 않는다. 인내 강한 성격을 하고 있다.

―――어째서일까.

훌륭한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땋아올리는 클레어를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한다.

클레어는 그렇다치고, 리네는 잘 참고 나 같은 여자를 섬기고 있다.

이런 최저 최악의 주인, 수도 안에서 찾아도 좀처럼 없을 것이다.

애초에, 아침―――라고 해도 곧 정오가 되는 ―――준비에 한 시간 가까이 드는 시점에서 감각이 미쳐있다.

어떤 귀부인이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따라했지만, 완전히 후회하게 되었다. 매번 한 시간의 길이를 실감하게 된다.

몇번이나 드레스를 바꾸어, 머리카락을 다시 묶어 고치고, 보석을 수십번 바꾼다.

그러나, 나의 용모는 화장하고 치장해도 아름답지 않고, 칭찬해 주는 사람도 없다.

아침의 귀중한 시간을 쓸모없고, 낭비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항상 이런 느낌이므로, 리네 전에 섬기던 또 한 명의 가정부는, 부모님의 간병을 이유로 그만두어 버렸다.

클레어는 나의 사정을 알고 있기에 참아 주고 있겠지만, 아무것도 몰르는 리네가 3개월이나 계속하고 있는건지, 그 이유를 한 번 본인에게 물어보고 싶다.

「머리카락을 묶는 것도 하지 못하다니. 정말, 어째서 당신은 이렇게 쓸 수 없는거야. 아침의 홍차도 맛없었고, 깨우는 방법도 마음에 들지 않고, 전 하녀가 차라리 좋았요. 용모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일은 그럭저럭 잘했고」

리네가 보석을 찾고 있는 동안, 나는 클레어에게 중얼중얼 불평하고 있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말하는 편이 불쾌한 여자로 보이기에 그렇게 하고 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당신은, 사과할 뿐 전혀 진보가 없네. 정말로 반성하고 있으려나. 당신을 해고하고, 새로운 하녀를 고용해도 되는데?」

스스로도 꽤나 험한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마음 속에서 꽉 주먹을 쥔다.

클레어는 조금 놀란 뒤, 곧바로 슬픈 것 같은, 굉장히 충격을 받은듯한 얼굴을 했다.

「그런, 사모님」

「사모님, 부탁하신 물것을 가져왔습니다」

창백해진 모습으로 떠는 클레어를 보기 힘들었는지, 리네가 그 대화를 가로막듯이 보석을 가져왔다.

그녀의 이런 행동, 자연스럽게 동료를 감싸는 곳은 존경스럽다. 우수한 사용인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늦잖아」

일단 불평을 한 나는, 리네가 가져온 목걸이를 보았다.

중심에 있는 사파이아는 신비하게 빛나고 있고, 주위는 다이아몬드에 감싸여, 바라보고 있으면 빨려들 것만 같은 예술품이다.

그 아름다움에 무심코 한숨이 흘러넘칠 것 같지만, 황급히 삼키고, 한층 더 어리광을 부려서 리네를 곤란하게 한다.

「뭐야 이거. 이 목걸이, 이렇게 답답한 느낌이었나? 은의 장식이 화려해서, 이 드레스에 맞지 않잖아. 다른 목걸이를 들고 와줘」

리네는 무표정하게 끄덕이고, 보석 상자 속에서 차례차례 목걸이를 꺼내 가져온다.

그런데, 나는 그 어느쪽도 「맘에 않든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고, 우울하게 화장대에 턱을 괴었다.

조금 생각한 뒤, 지금 생각났다는 듯이 말한다.

「이 드레스에 어울리는 보석을 사러 갈거야. 점심을 먹고 나갈 테니까, 마차의 준비를 해 줘」

리네와 클레어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 두 명의 얼굴에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사모님은」라고 적혀있다.

「사모님, 요전날 이쪽의 목걸이를 산 참이라…」

「그래서 뭐?」

예상대로의 반응이었지만, 기분 나쁜 듯이 째려본다.

그러자, 클레어는 어색한 듯 얼굴을 돌리고, 리네는 뜨려고 했던 입을 다물어 버렸다.

리네가 가져와 준 사파이아의 목걸이는 엄청나게 비싸고, 도시의 교외에 적당한 토지를 바꿀 정도다.

게다가, 그것을 산 것은 닷새 전.

터무니 없이 비싼 쇼핑을 했던 바로 직후인데, 또 다른 보석을 사다니, 믿을 수 없어 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무르다. 보석 이상의 귀부인들은 고액의 빚을 지서까지 비싼 보석을 손에 넣으려고 한다.

이 집에는 돈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에, 이 정도의 낭비로 가계가 기울 걱정도 없고, 무엇보다 나는 이렇게 보여도 , 어느 정도까지라면 아무렇지도 않은가, 계산하면서 쇼핑을 하고 있다.

내가 쓸데없는 낭비가, 이 집의 재정에 크게 기우는 일이 있어도 곤란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이것도, 저것도 저쪽에 있는 것들도 전부 싫엇! 마음에 들지 않아! 새로운 것을 원해! 어쨌든, 너희들이 무슨 말을 하든, 점심을 먹고 한숨돌리고나면 나갈 테니까!」

「…알겠습니다」

내가 짜증을 내자 두 사람은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포켄부르크 왕국의 수도, 네벨.

초대 국왕의 이름을 딴 오토 거리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붉은 벽돌 구조의 건물과 가로수가 즐비하고, 상류계급의 인간이 이용하는 고급 상점이 많이 있다.

돌바닥의 위를 가는 것은 쌍두의 마차와, 차려입은 신사 숙녀뿐이고, 다른 거리와 비교해서 한적한 분위기다.

수많은 재봉사와 보석 상점이 줄서있고, 포켄부르크의 유행의 발신지이기도한 대로를 지나친 마차는, 하나의 가게 앞에서 멈췄다.

금자로 써진 간판에 떠오르는 가게의 이름은 샤름・몬트.

현 사교계에서 화제의 여성 디자이너, 프라우・베른하르트를 필두로, 수많은 유명 디자이너를 만든 유명한 가게다.

샤름・몬트는 드레스 뿐만 아니라 , 옷에 맞춘 신발이나 자잘한 악세사리, 비싼 보석, 향수까지 다루고 있고, 이 가게만으로 한 벌을 갖춘다.

덧붙여서, 요전 날 산 사파이아의 목걸이도 여기에서 구입했다.

마차를 내리자, 대로에 늘어선 신사 숙녀들로부터 시선을 받게 되었다.

로젠슈타인가의 문장을 보고, 마차에서 누군가가 나올지 신경쓰였던 거겠지.

그들은 나를 보자마자 소곤소곤 평소의 소문을 시작하지만, 모르는 체하는 얼굴로 지나가, 하녀 두 사람을 데리고 가게로 들어간다.

점내는 선명한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많이 있고, 이런 자리에는 흔히 있는, 숨막힐 정도로 향수 냄새로 가득했다.

그때까지 소란스럽게 떠들고 있던 손님들이었지만 , 저를 보고 굳어지고, 가게 안은 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진다.

이것도 또 흔한 일이라, 태연한 태도로 시선을 받아넘기고 있자, 가게 안에서 옷차림 좋은, 품위있는 초로의 신사가 나타났다.

「이거 이거, 프라우・로젠슈타인!」

「평안하신지요, 바우와」

나를 보자마자 반기는 남자는 샤름・몬트의 점주, 크라우스・바우와이다.

낯익은 점주는 인사도 대충대충, 하고 방금 나온 직후의 가게의 안쪽을 가리킨다.

「부디, 안으로 들어오세요. 용건은 응접실에서 천천히 듣겠습니다」

샤름・몬트에는 손님용 응접실이 몇가지 있다.

바우와에게 안내된 곳은 그 중 하나였다.

바닥에 황갈색의 오크 재질을 사용해, 흰색을 기조로 한 가구로 통일되어 있다.

벽의 큰 꽃병에는 진홍의 장미와 안개꽃이 듬뿍 꽂혀져있으며, 눈이 멀 정도로 신선했다.

하얀 가죽을 씌운 의자에 앉자, 금발의 미녀가 차를 가지고 나타난다.

미녀는 어딘가의 아가씨인가 할 정도로, 유행의 드레스를 세련되게 입고 있었다.

이 가게는 점원도 세련된 것이다.

미녀가 가볍게 인사하고 방의 구석에서 대기하고 있자, 조금 잡담을 한 뒤, 바우와가 말을 꺼냈다.

「오늘은 어떠한 것을 원하시는지요」

「목걸이를 갖고 싶어. 사파이아나 블루 다이아몬드가 좋겠네」

바우와는 살짝 눈을 휘둥그레 떴지만, 곧바로 사람 좋은 미소로 돌아와, 부드럽게 말한다.

「어제도 사파이아의 목걸이를 구입했다고 생각합니다만」

「밝은 색의 드레스에 걸맞는, 낮에도 쓸 수 있는 것이 갖고 싶어. 그건 조금 무겁고. 하지만, 푸른 색의 보석이 좋은거야」

나는 가능한 한 아이처럼 말했다.

생각 없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려는 생각하는 부족한 여자처럼 보이도록.

「알겠습니다. 지금 몇개 준비할테니 기다려주세요」

바우와는 아름다운 점원에게 눈짓하고, 그녀를 데리고 응접실을 나갔다.

나는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안락한 의자에 깊숙이 앉아 등을 기대고 있자, 방의 구석에 꽃혀있는 장미와 안개꽃을 바라본다.

드레스도 보석도, 사실은 원하지 않는다.

아름답지않은 나에게 있어서, 뭘 해도 아름답게 될 수 없는 나에게 있어서, 그것들은 무의미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꾸며봤자 아무도 보지 않고, 기뻐하지도 않는다.

애초에, 그것을 목적으로 낭비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자신의 평가를 깎아내리기 위해서 드레스나 보석을 사서, 그것들을 입고 있다.

―――정말 하찮다.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는 해도, 가끔 그렇게 생각해. 정말 하찮은, 의미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걸까, 라고.

머지않아 전부 팔아치워서, 현금으로 바꾸어 버릴 생각을 하고 있는데.

―――사실은 이런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쇼핑은 조금도 즐겁지 않다.

뒤에 있던 리네에게 그렇게 말하면, 그녀는 어떤 얼굴을 할까.

또 영문 모를 어리광을 말한다고 기막혀할까.

우울한 기분으로 생각하고 있자, 점주와 점원이 보석 상자를 안고 돌아온다.

바우와의 자랑스러운 표정으로부터 헤아리건데, 또 비싼 것아나, 가장 훌륭한 물건을 팔 것 같다.

「소망의 물건을 가지고 왔습니다. 우선은 이쪽부터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바우와가 꺼낸 것은, 굵은 사파이아의 주위에 블루 다이아몬드가 말할 정도 박힌, 멋지고 화려한 목걸이였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 받아 찬연히 빛을 발하며, 신비적이라기보다는 엄숙한, 만지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아름다움이다.

「스타사파이아 목걸이입니다」

「이쁘네」

솔직하게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것은 낮에 거는게 아니라, 야회용의 목걸이일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대낮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목걸이인데, 점주가 열심히 설명해주니까, 얌전히 귀를 기울였다.

「이쪽은 당점이 자랑하는 물건입니다. 저도 오랫동안 이 가게를 경영하고 있습니다만, 이렇게까지 훌륭한 목걸이는 좀처럼 보지 못했습니다. 최고급 스타사파이아입니다. 프라우・로젠슈타인의 훌륭한 푸른 눈에는 어떤 보석도 이길 수 없습니다」

「고마워. 그래서, 얼마인가요?」

바우와의 빈말을 가볍게 흘려넘기고, 가격을 물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에 얼어붙었다.

「400만 마르카입니다」

졸도할 뻔 했지만, 뒤에서 두 사람 몫의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텼다.

요전 날 산 목걸이가 500만 마르카였다.

그것보다 값이 낮다고는 해도, 터무니없는 가격인 것에는 변함 없다.

청구서가 닿으면, 남편과 집사의 양쪽 모두에게 설교를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살 수 밖에 없다.

라기보다, 사지 않으면 두 사람에게 의심 받아 버린다.

내가 점주가 추천하는 물건을 사지 않았던 적은 없기 때문이다.

제멋대로에 오만하고 기분파로 제멋대로인 로젠슈타인 백작 부인은, 전후 따위 생각하지 않고 원하는 물건을 갖고 싶은 만큼 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 살게」

―――목소리가 떨리고 있던 것은 공포를 느꼈기 때문이 아니라, 기뻤으니까.

만약 리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그렇게 대답할 생각이다.

「감사합니다. 역시 프라우・로젠슈타인. 안목이 높으십니다」

「당신이 좋은 것을 권해주는 덕분이야. 언제나 감사하고 있어, 바우와」

바우와는 웃으며, 아름다운 점원에게 물건을 감싸도록 지시한다.

나는 그 사이, 등에 식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손가락끝이 떨고 있는 것을 눈치채이지 않도록, 양손을 꽉 쥔다.

―――괜찮아. 이 정도의 물건이라면 시간이 지나도 나름대로의 가격으로 팔릴 것이다.

모자라는 부분은 투자로 번 돈으로 보충하면 된다. 어떻게든 된다.

「이외에도 사파이아와 블루 다이아몬드의 목걸이를 준비했으므로, 부디 봐주세요」

바우와가 추격을 걸듯이 말했다.

평소라면 바라던 바라며 수긍하지만, 오늘은 더 이상 보석은 하나도 보고 싶지 않다.

이 이상 보고 있으면 기분이 나빠져, 불안한 나머지 이상해져 버릴 것 같다.

하지만, 좀 더 뭔가 사 두지 않으면 낭비가인 나 답지 않다.

그래서, 바우와에게 이렇게 말했다.

「목걸이는 이제 됐어. 그것보다 머리 장식이 갖고 싶어. 그리고 모자. 밀짚 모자가 좋아. 시원한 색조의 것이 좋겠네. 새로운 디자인의 것은 없어?」

이거라면 보석보다 싸고, 원하는 것이 자주 바뀌는 기분파인 것 같지 않은가.

모처럼 보석을 가지고 와준 바우와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는 나의 변덕에 익숙해져 있으니까 문제 없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프라우・로젠슈타인. 곧 준비하겠습니다」

바우와는 나의 예상대로 상냥하게 미소짓고, 추천하는 물건을 넘치도록 테이블에 늘어놓아 주었다.

결국, 나는 무서울 정도로 비싼 목걸이와 비교적 싼값에 머리장식을 세개, 여름용 모자를 두 개 정도 구입하고 가게를 나왔다.

점주는 웃는 얼굴이었지만, 짐을 들고 있던 리네와 클레어는 지친 듯한, 기가 막힌 듯한, 정말 미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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