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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붉은 장미

by Yeonli 2019. 6. 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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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후, 나는 남편과 언쟁을 하고 저택을 뛰쳐나왔다.

언쟁이라고 해도 , 평소의 행실의 나쁨과 샤름・몬트에서의 낭비를 나무래져, 솔직하게 사과하면 끝날 얘긴데 반항적인 태도를 취해, 어디까지나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는 남편이 거의 일방적으로 물었다.

아우성친 나는, 마지막에 「애인이 위로해 주겠어」라고 대사를 남기고, 남편이 있는 서재의 문을 난폭하게 닫았다. 실제로, 오후부터 애인과 만날 약속을 하고 있었으므로, 그 구실을 이용했다.

서재를 나와 한번 방으로 돌아가서, 리네에게 마차의 준비를 하도록 명령하고, 클레어의 손을 빌려서 몸치장을 정돈한다.

리네가 자리를 비키면 평소의 불만은 말하지 않지만, 사이 좋게 담소하고 있으면 리네가 돌아왔을 때 분위기를 헤아려 의심받아 버린다. 최대한 말하지 않고, 때때로 눈짓하는 정도로 해두었다.

화장을 하고 머리를 묶고, 담홍색의 드레스랑, 하얀 조화와 리본이 잔뜩 달려있는 꽃 모자를 몸에 두른다. 그러자, 옷차림이 밝고 화려한 덕분에 수수한 용모도 조금 나아졌다.

클레어가 작은 목소리로, 「정말로 어울리세요, 사모님」라고 칭찬해주었기에, 나는 그에 대한 감사하고,「그럼, 한바탕 연극을 해고올게」라며 진지한 얼굴로 선언하고 방을 나왔다.

클레어는 집 지키기고, 리네만을 동반한다.

목표는 나의 애인, 클로드・릿터가 주거겸 아틀리에로써 살고 있는 공동주택이다.

실은 방금전의, 애인과의 관계를 정리하도록 남편에게 재촉당했으므로, 집사에게 제지당할 꺼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었다.

흔들리는 마차에서 푸른 가로수가 퍼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나의 기분은 들떠있다.리네와 둘이서, 침묵에 휩싸여진 내부의 공기도 나쁘지 않다.

그 정도, 클로드를 만나는 것이 기대되었다.

네벨 교외의 저택에서 클로드가 사는 공동주택까지는 그렇게 멀지 않다. 시간은 약 30분 정도다.

전에는 좀 더 멀리 살고 있었지만, 내가 무리하게 해서 근처에 살게 했던 것이다.

대로에 있는, 귀족의 저택으로도 보이는 벽돌로 만든 산뜻한 건물이 클로드가 사는 곳이고, 그의 방은 1층에 있다.

리네가 초인종을 누르자, 조금 시간이 지나고나서 문이 열리고, 안에서 사람이 나타났다.

얼핏봐서는 자다가 일어난 것 처럼 보이는 부드러운 고양이털의 금발에, 밝은 녹색의 눈을 가진, 꽤 잘생긴 청년ㅡ그가 바로 나의 애인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소문이 생긴 인물, 클로드・릿터다.

방금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었겠지. 흰 셔츠에 검은 바지라는 가벼운 옷에, 형형색색의 물감이 달린 앞치마를 걸고 있었다.

「평안하셨나요, 클로드」

「이거 이거, 프라우・로젠슈타인」

클로드는 나를 보자마자 싫은듯한 얼굴을 했다. 입가가 약간 경직되어 있는 것도 평소대로의 반응이다.

그는 후원자 로젠슈타인 백작 부인과 어쩔 수 없이 사귀고 있는거고, 내가 과거의 자금 원조를 이유로 관계를 강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신보다 연하의 어리광 딸에게 따르고 있다,라는 것이 세상의 소문이었다.

덕분에 사교계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로젠슈타인 백작 부인은 자신의 남편 뿐만이 아니라, 애인에게까지 미움받고 있다, 라고 웃는 것 같다.

「아아! 만나고 싶었어, 클로드!」

리네를 밀치고 끌어안자, 클로드는 충격을 받은 듯이 몸을 떨며, 경직시키다. 

나한테 만져져서 불쾌한 것이다. 머리 위에서 딱딱한 목소리가 들렸다.

「로젠슈타인 백작 부인…」

클로드에게서 몸을 떼고, 남성치고는 가냘픈 어깨에 손을 둔 채로 눈을 치켜뜨고 쳐다본다. 그러자 클로드는 무표정을 무너뜨리는 일 없이, 불쾌감을 감추는 눈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누가 봐도 환영되지 않는다고 알 수 있는 태도지만,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 나는 외설스런 짓을 한다.

「싫네요 클로드. 저는 오필리아라고 불렀다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

「…실례했습니다, 오필리아」

「알면 됐어」

클로드의 팔에 꽉 매달려서, 허가를 받지 않고, 자신의 집인 것처럼 안으로 들어간다.

물건이 적고 한산한 공간에는, 큰 창문에서 밝은 햇살이 쏟아지고 있고, 물감의 독특한 냄새가 감돌고 있었다.

그 방은 거실을 겸한 아틀리에로, 양 옆에는 각각 거실과 침실이 있고, 넓지도 좁지도 않고, 혼자서 살기에는 최적이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두리번 두리번 안을 둘러보고, 정확히 방의 가운데에 놓여져 있는 그림의 정물화를 들여다 보면서, 방의 입구에 가만히 서있는 클로드를 돌아본다.

「여기서의 생활은 어때? 뭔가 부족한 것은 없어?」

난 이 아파트를 방문했을 때, 반드시 이 말을 꺼냈다.

클로드는 천천히 고개를 젓고, 「덕분에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억양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그럼 됐지만, 만약 곤란한 일이나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바로 나에게 말해줘. 대처할게」

클로드는 무언으로 고개를 숙였다. 누군가씨와 같은 정도 담담한 태도라, 표정이 거의 변하지 않는 부분도 닮았다고 생각했다.

나는 한번 더 실내를 빙 둘러보고, 거기서 방 구석에서 그림자처럼 대기하고 있는 리네를 깨닫는다.

이제 충분할 정도로 애인과의 관계를 보여줬으므로, 슬슬 그녀를 이 기분 나쁜 공간에서 해방해 주어도 괜찮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가 있으면 클로드와 복잡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저기, 클로드. 오늘은 당신과 떨어지고 싶지 않아. 매우 괴로운 일이 있어서. 그러니까 묵어도 괜찮을까?」

난 클로드에게 다가가서, 자신의 팔과 그의 팔을 휘감듯이 잡았다. 

클로드는 단정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머무는건 민폐」하는 표정을 한다.

라고는 해도, 내심은 어떻든, 나는 소중한 후원자이다. 그렇게 무례하에 거절하는 것도 못하는 듯하다.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됐으니까, 이제 돌아가도 괜찮아. 내일 오후에 데리러 와」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고 리네를 되돌아 보고, 의미도 없이 우쭐거리는 것처럼 말한다.

리네는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고개를 숙이고, 방을 나갔다.

조용히 문이 닫히고, 클로드와 둘이 된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거의 말하지 않았던 클로드가 갑자기,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내뿜었다.

「아하하하!」

클로드는 배를 부여잡고 웃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의 불쾌한 태도가 거짓말 같이, 밝고 명랑한 웃음이었다.

「피리아, 너의 연기도 잘하게 됐네. 특히 저, 하인에 대한 태도! 굉장히 좋았어. 응, 실로 오만했어」

「칭찬 받아서 영광입니다」

로젠슈타인 백작 부인은 신진기예의 화가에게 일방적으로 반해있고, 과거의 자금 원조를 이유로 애인 관계를 강요하고 있다, 라는 것이 세간에서 속삭이는 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나는 그에게 화가를 계속하기 위해 활동 자금을 제공하고 있지만, 남녀의 관계를 강요한 적도 없고, 그렇게 하고 싶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나에게 있어서 친우 같은 존재이며, 그의 연애대상은 동성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그런 관계로는 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미 연모하는 사람이 있다.그 사람에게로의 사랑은 끝없이 깊고, 자기 희생도 괴롭지 않을 정도로, 얼마나 용모 좋은 청년들에게 꼬셔지더라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클로드는 좋은 사람이지만 어디까지나 친구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당신의 조언도 참고로 해 봤어요. 덕분에 로젠슈타인가에서는 완전히 밉상이라, 지금은 사용인도 저와 눈을 마주치지 않을 정도입니다.물론, 세간의 사람들도 같은 반응이지만」

정말 내려다보는 듯한 소리가 아니라, 원래에 낮은 목소리로 되돌리고 그렇게 말했다.

만들었던 웃음도 지우고, 방금 전까지 클로드 이상으로 무표정이 된다.

실은 이쪽이 나의 본래의 모습이고, 웃기는 커녕, 표정을 움직이는 것 자체 못한다.

친가에 있었을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면처럼 무표정이었기 때문에, 「그 소녀는 인간다운 감정이 없다」라고 기분 나쁘다고 들었을 정도다.

언제라도 미소를 만들 수 있는건 피나는 특훈 덕분이다. 

사람들이 나쁘게 매도하는 로젠슈타인 백작 부인은, 무슨 말을 해도 굴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연기에 의해서 성립되고 있는거다.

「당신니까 철저하게 하고 있겠지. 모처럼의 미소녀가 엉망이 될 정도로」

클로드・릿터는 귀족이 아닌, 일개 화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출자자인 나한테 경어를 쓰지않는건 , 내가 그렇게 해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그가 연상인 것과, 내가 그를 존경하고 있는 것, 그리고, 친구에게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으면 했기 때문이다.

클로드는 당초 황송하다며 거절하고 있었지만, 몇번이나 부탁하는 동안에 조금씩 스스럼 없이 대하게 되고, 지금은 완전히 거리낌 없이 말한다.

「한다면 철저하게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말하고 있지만, 저는 미소녀가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나야말로 언제나 말하지만, 당신은 아름다워」

나는 자신의 평범함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알기 쉬운 아부에 좋아하거나 하지 않았다.

「뭔가 필요한 게 있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준비하는데요」

「그게 아냐. 아부가 아니라 진심이야. 당신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정말로 그럴까.

곤혹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자, 그 시선을 알아차린 클로드가, 이번에는 상냥한 미소를 띄운다.

초록의 눈동자에 칭찬받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친애의 정이고, 피폐해진 마음이 살며시 쓰다듬어지는 듯한 기분이 되었다.

「그런말을 하는건 당신 정도에요」

진심을 말하자면 기뻤던 나는, 부끄러워서 일부러 귀염성 없는 말을 한다.

「그런가? 뭐, 좋아. 어떻게 해도 당신은 믿지 않을테고. 일단, 그 과장된 모자를 벗고 앉으는게 좋을거야. 차를 타올게」

「 저기, 클로드」

주방에 가려고 하는 클로드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뭐야?」

「저, 정말로 묵어도 괜찮을까요. 만약 폐라면 돌아가겠지만」

일단 약속은 했지만,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버린다. 만약 폐라면 근처의 숙소에 묵어서 하룻밤을 지내도 상관없었다.

리네는 내가 애인의 곁에 머무는걸 남편에게 보고할 거고, 이미 목적은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클로드는 놀란 듯 눈을 크게뜨고,「무슨말 하는거야, 피리아」라고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괜찮은게 당연하잖아. 당신은 내 친우니까, 사양할 건 없어. 여러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을 것이고, 나도 듣고 싶고. 잠옷도 갈아입을 옷도 놓여져있고, 갈아입는 것도 도울테니까, 아무 문제도 없지?」

「갈아입는건 혼자서 할 수 있습니다만, 그, 당신의 사정은 ? 정말로 오늘 묵어도 괜찮은건가요?」

「물론이야. 할 말이 있잖아? 뭐하면 날을 새서라도 이야기하지 않겠나」

―――친우.

클로드가 나를 그렇게 불러준게 기뻐서, 가슴이 희미하게 따뜻해진다.

그래, 우리는 친구인 것이다.

클로드는 나에게 있어 얼마 안되는 친구이며, 협력자. 나의 마음을 아는 한 사람.

「고마워 , 클로드」

「천만에요」

가벼운 상태로 살랑살랑 손을 흔드는 클로드에게, 긴장하고 있던 마음이 가벼워졌다.

―――정말로, 이 사람에게는 구원받는다.

다시 그렇게 생각했다.

저와 클로드의 만남은 반년 정도 전, 포루켄불그 왕국의 제7 왕자가 주최하는 회화의 공모전에서의 일이었다.

그 때의 클로드는 신출내기 화가로, 현재 주류인 사실주의와는 동떨어진 독특한 작풍이 특징이며, 그 공모전에서도 꽤 전위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숲 속의 샘에서, 달의 여신이 목욕하고 있는 광경.

나중에 높이 평가되는 그 작품은, 공모전의 첫날에 꽤 악평이었다. 누구나 「유치한 그림이다」「마치 그림의 기술을 모르는 아마추어가 그린 같다」고 혹평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그림을 본 순간,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치밀하게 계산된 포즈에, 엉성한 것처럼 보여도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 시간을 두고 섬세하게 그려진 나무, 식물. 추상화되어도 더 아름답고, 매력적인 몸을 보이는 여신. 여신의 주위에 모이는 귀여운 동물들.

훌륭한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겼다.

정신을 차린 나는 인파를 헤치고, 이 그림을 그린 인물을 찾아 다녔다. 그 날이 공모전의 첫날이었으므로, 자신이 출품한 그림을 보러 왔을 것이다.

클레어를 데리고 회장 안을 걸어다니면, 그 그림을 그린 화가를 본 적은 없는지, 많은 사람에게 물어보고 있었다. 그러자, 내가 찾고 있는 것을 누군가에게 들었는지, 클로드 쪽에서 만나러 와주었다.

클로드・릿터는 20대 초반 정도의 젊은 청년이었다.

주름투성이의 셔츠와 낡은 바지는 단장한 신사 숙녀가 넘치는 회장에서 훌륭할 정도로 떠있고, 그의 생활이 결코 풍족하지 않은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는 저에 대한 경계를 숨기지 못한 모습으로, 의아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귀족의 젊은 여자가 자신과 같은 신출내기의 화가에게 무슨 용무가 있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흥분하고 있던 나는 그런 그의 태도를 신경 쓰지 않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후에, 그 그림을 보았을 때에 떠오른 생각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당신의 그림에 반했습니다. 만약 괜찮으시면, 당신이 앞으로도 훌륭한 작품을 세상에 낼 수 있도록, 원조해 주세요』

생각지도 못한 제안이라고 할까, 너무나도 뜻밖이었는지, 클로드는 멍하니 있었다.

첫 대면의 여자애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당황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이 여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뭐가 목적이야, 라고.

그 때, 나는 그를 『애인』로 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순수하게 그의 그림에 반해서, 창작 활동을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무렵의 나는 아직 낭비를 하지 않았고, 남편에게 건네받은 용돈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돈을 쌓아두기만 하고,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이왕이면 낭비 없이, 가치있는 일에 사용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예술가의 지원은 그야말로 그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그 그림이 얼마나 굉장했는지,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일단 필사적으로 말했다. 그리고, 다른 작품을 보고 싶다, 뭣하면 전부 사도 좋다고 제안했다.

그는 상당한 미남이었지만, 용모에 관심이 없고, 흑심도 전혀 없었다. 만약 그가 끔찍한 얼굴이었다고 해도, 나는 같은 것을 제안했을 것이다.

그 때 내가 평가하고 있던 건, 그의 화가로서의 재능 뿐이었다.

클로드는 술술 일방적으로 읊는 저에게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몇번이나 예를 말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끈질기게 거절하는 것이 귀찮았는지, 아니면 열정에 져 준 것인지ㅡㅡ 그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은 원조를 정중히 거절하고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끄덕이고, 내가 출자자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처음은 하인을 통해 자금을 줄 뿐이었지만, 나는 작품이 출품될 때 마다 보러가고, 거기서 클로드와 조금씩 대화를 하게 되었다.

우리들의 관계는 처음에는 담담한 것이었지만, 어느날「제작도중의 그림을 보러 오지 않겠는가」 하고 아틀리에에 초대되어, 그것을 계기로 정기적으로 그의 곁을 방문하게 되어, 서로를 알아가게 됐다.

클로드는 신기한 사람이고, 그는 나를 연애 대상으로, 여자로서 보이지 않았다.

그 탓인지, 나는 그와 같은 공간에 있어도 긴장하지 않았고, 함께 있으면 온화한 기분이 되었다. 좀 더 전부터 친구였던 것 같은 감각이었다.

대화가 끊기고, 무언의 시간이 계속되어도 고통이 아니다.

어느 날, 나는 남편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클로드는 내가 바보같은 생각을 웃거나 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그래선 당신이 행복하게 될 수 없어, 그 밖에 방법은 없는건가, 하고 걱정해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협력해주겠다고까지 말해 주었다.

『당신 덕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래서, 당신의 힘이 되고싶다』

그 말로 충분한 정도로 기뻤다.

거기에 무엇보다 , 클로드는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친구다. 스스로도 바보같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한 목적을 위해서 소중한 친구를 이용할 수 없다.

그렇게 몇번이나 거절한 것이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나의 평판을 깍아내리기 위한 애인 역까지 맡아주었다.

그것은 동시에, 클로드 자신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일이기도 했는데.

「이런 말투는 그렇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잘 하고 있는 모양이네. 낭비하고, 도박도 하고, 애인까지 만들고, 하인에게는 불합리한 처사.게다가 남편에게는 반항적. 훌륭할 정도로 되지도 못한 여자다. 로젠슈타인경은 잘 참고 있어」

낭비에 대해서 남편에게서 질책을 받았다고 했는데, 클로드는 숟가락으로 홍차를 휘저으면서, 웃음을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방의 구석에 놓인 캔버스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얼굴을 돌리고, 정면에 앉은 클로드를 보고 끄덕인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사람은 무척 인내가 강해」

「만약 이혼당하면 말야」

클로드는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때는 여기로 와. 벌써 몇 번이나 말했지만, 지금이라면 당신을 먹여 살릴 수 있고, 급료도 지불할 수 있으니까」

「조수로서?」

「조수랄까, 도우미지만 말이야」

나는 정략의 도구로서 로젠슈타인가에 시집갔기 때문에, 그 역할을 완수할 수 없었다고 하면, 집에 돌아오는 것은 용서될 수 없다. 애초에, 저런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혼된 후는 수도원에 들어가든가, 창녀로 전략하던가 각오하고 있었지만, 클로드는 그 사정을 알자, 나를 맡아준다고 말했다.

만났을 무렵과는 달리 인기 화가가 된 클로드는, 지금은 나의 투자가 없어도 나름대로의 생활이 가능한 수입을 얻고 있다. 사용인 한명 고용할 수 없을리가 없다.

「그렇다면 역시, 재봉과 요리를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군요」

「청소, 세탁은?」

「자신이 있습니다. 특히, 낙엽 쓸기는. 정원이 없으니까 실력발휘할 기회가 없겠지만. 그리고, 요리도 새의 깃털 뽑거나, 핏물을 제거하고나, 손질이라면 가능합니다」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뇨, 아직입니다. 고용되는거니,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어서는」

클로드는 뚫어져라 날 바라보다가, 갑자기 소리를 내며 웃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한 말을 했나요?」

「아니 , 그런게 아니야」

클로드는 입가를 손으로 누르고, 웃음을 멈추려고 필사적이었다.

가끔, 이런 일이 있다. 생각한 걸 그대로 말하면, 갑자기 웃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마, 내 철부지인 발언이 이상한 것이겠지.

이번엔 뭐가 나빴던 것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클로드이 속삭이듯 말했다.

「아아, 나는 당신이 정말로―――」

「뭔가요?」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은 매우 즐겁다고 생각했어」

그 말을 듣고, 기쁜 듯한, 굉장히 안타까운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된다.

이렇게, 나의 존재를 긍정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것은 제멋대로며 고압적이고 거만한 여자를 연기하기 전에도, 나는 언제나 미움받는 사람이었다. 아버지한테 조차 소외당하고 있었다. 이복 여동생에게도.

로젠슈타인가에 시집간 다음에도 고용인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받고, 남편은 처음부터―――.

「고마워 , 클로드」

북받치는 감정을 막듯이 말한다.

「당신에게는 정말로 구원 받고 있습니다. 고마워」

이 마음을, 감사의 마음을, 흔해빠진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자신이 답답했다.

그런데도 클로드는 부드럽고, 눈부신 미소를 나에게 향하고, 「천만합니다」라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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